얼마 전에 읽은 <덱스터 시리즈>의 완독 기념으로 페이퍼를 써본다. 소설보다 미드로 유명해진 덱스터 시리즈는 비채 출판사에서 5편까지 출간해주다가 그 뒤로 뚝 끊어져버렸다. 분명 원작과 드라마는 스토리가 다를텐데, 뒷 내용을 알 수 없어 아쉽지만 현재까지 출간된 책들만 정리해본다.
덱스터는 범죄자들만 죽이고 다니는 소시오패스 킬러다. 주인공이 연쇄살인마라서 굉장히 마이너한 코드를 가졌지만, 특유의 블랙 코미디로 인해 많은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시리즈가 점점 산으로 가서 중도하차했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그래서인지 국내출간이 중단된 게 아닌가 싶다.
1. 음흉하게 꿈꾸는 덱스터 (20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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덱스터 시리즈의 서막. 작가는 작품의 무대인 마이애미를, 무슨 미친 놈들의 소굴처럼 묘사해놓았다. 매일같이 일어나는 온갖 사건 중, 피 한방울도 튀지 않은 토막난 시신이 발견된다. 전문 킬러인 덱스터조차 불가능한 일이어서 더욱 궁금해지는 범인. 그 추적 끝에 놀라운 인물과 조우하게 된다. 일반 스릴러물처럼 대단한 속도감은 없으나, 주인공의 독백이 주는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2. 끔찍하게 헌신적인 덱스터 (20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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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난했던 1편에 비해 제법 탄력을 받은 듯한 2편. 혈흔 분석가로 일하는 덱스터의 정체를, 한 경사가 계속 의심해서 이래저래 불편한 상황. 이 와중에 산채로 사지절단하고 봉합하는 신규 빌런이 등장한다. 밖에서는 범인을, 안에서는 아군을 상대해야 하는 덱스터의 고군분투 이야기. 주인공의 능글맞는 대응연기가 압권이다.
3. 어둠 속의 덱스터 (20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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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시리즈물은 꼭 한 번 망작이 있는데, 3편이 그러하다. 덱스터에게는 킬러의 자아인 '검은 승객'이 있는데, 이 책에서는 그 자아가 이유없이 자취를 감춰버린다. 킬러의 능력이 사라지자 평범한 시민이 돼버린 덱스터. 수사에 도움이 1도 안되어 재미까지 1도 없어지고 말았다. 많은 독자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했던 작품.
4. 친절한 킬러 덱스터 (20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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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검은 승객'이 돌아와 우리가 아는 덱스터가 되었다. 이번에는 그야말로 대 위기다. 덱스터의 살인장면을 누군가 녹화하여 그에게 보내온 것. 제대로 약점 잡혀버렸는데, 잔뜩 쫄아버려 이렇다할 플레이가 안나와 보는 내내 답답해진다. 이 시리즈는 일반 액션물로 보면 안 되고, 주인공이 어디까지 찌질해지는가를 보는 맛으로 읽길 바란다.
5. 달콤한 킬러 덱스터 (20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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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질함은 그대로지만 제법 안정화된 덱스터의 캐릭터. 그의 오래전 바람대로 소시오패스에서 일반인의 모습으로 꽤 많이 변했다. 더이상 킬러가 되고 싶지 않은데, 여전히 마이애미는 괴물들이 득실거려서 평범히 살기가 쉽지 않다. 이번에는 사람을 잡아먹는 식인과의 대결이다. 이빨로 살이 뜯겨진 시신을 발견한 덱스터 일행들. 이 엽기적인 범행의 단서를 쫒다가 황천길 여러번 갈 뻔한 덱스터의 한탄이 작품의 액기스라 하겠다.
약 10년 가까이 국내서 미출간 중이라 더는 생각이 없다고 보여지지만, 혹여 출간된다해도 읽을지 말지 모르겠다. 킬러이길 포기하는 캐릭터에게 뭔 재미가 있나 싶고. 그래도 뭐 재미는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