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인간
서유미 지음 / 창비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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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밌었다. 정갈하면서도 끌리는 매력이 있다. 마치 표지를 장식한 민트색처럼 말이다. 짧은 시간 안에 독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겨야 하는 단편소설의 경우, 나는 은근한 메세지 전달과 함께 창의적인 상상력이 녹아든 글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서유미란 작가는 -평론가의 말처럼- 인간을 성실히 공부해 온 사람이고, 귀한 작가임이 틀림없는 것 같다. :)

 

 

 

`윤의 표면적인 상태는 `빈둥빈둥`이었지만 그 단순하고 둥근 표현의 밑바닥에는 자잘한 실패와 좌절, 끔직한 지루함, 체념이 씹다 버린 껌처럼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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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거제도로 갔다 - 김별아, 김주영, 권지예, 구효서, 하성란, 전경린 … 35인 글.그림 작가와의 동행
김주영 외 지음 / 지식파수꾼(경향미디어)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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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기획 의도는 알겠지만, 뭐라 쉽게 설명할 길이 없다. 책 속에는 거제에 관한 역사도 있고, 작가들의 기행 에피소드들도 있고, 거제의 풍경과 음식 얘기도 있다. 물론 -글, 그림 작가 35명의 동행길이었으니까- 거제를 표현한 아름다운 작품들도 감상할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거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다 알아들었다고는 못하겠지만, 거제로 하루 빨리 떠나고 싶은 생각도 들고 왠지 거제도가 더 가깝고 친근하게 느껴졌다.

 

 

 

`나는 `떠난다`는 설렘 이외 다른 건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스토리가 되건 도토리가 되건 떠나면 그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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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의 감정수업 - 스피노자와 함께 배우는 인간의 48가지 얼굴
강신주 지음 / 민음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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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정 읽어주는 남자. 책 읽어주는 남자, 강신주. 돌직구 강신주의 모습보다는 조금 부드럽고 둥글게 접근하고 있는 책이다. 그래도 그가 전하고자 하는 내용의 골자는 같으니, 평소의 강신주가 꺼려졌던 사람이라면 이런 책으로 그의 이론을 조금 맛보아도 좋을 것이다.
  그는 인간이 가질 수 있는 48가지의 감정을 스피노자와 문학 작품을 통해 설명해주었다. 가끔씩은 너무 억지로 끼워 맞춘 게 아닌가, 혹은 이건 아니지 않나 싶었던 부분도 있었다. 그래도 내가 내 생각과 주장이 있듯 그도 그럴테고, 난 그가 많은 연구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이렇게 강경히 주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를 인정하는 편이다.
  또한 48가지의 문학 작품 속에서 읽은 작품이 4개 밖에 되지 않는다는 (읽다 말았거나 읽으려고 했던 작품은 8개) 사실이 나를 웃게 만들었다. ㅋㅋ 그리고 현재의 나를 가장 강하게 사로잡고 있는 감정이 뭘까 궁금했는데, 사랑이나 질투, 후회 등이 아니라 바로 '복수심'이라는 것에서 충격을 받았다. 내 안에 스스로 칼을 품고 있기에 누구보다도 내가 힘든 걸 아는데, 쉽게 버려지지가 않으니 큰일이다.

 

 

 

`자신을 쉽게 비하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에게 오랜 시절 만들어진 습관화된 슬픔을 그만큼 시간을 들여서 치유해 줄 수 있는 사람, 즉 봄 햇살이 겨울 내내 쌓였던 눈을 녹이는 것처럼 그렇게 비루함이라는 고질적인 슬픔을 천천히 치유해 줄 사람이 필요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사랑만이 비루함에서 우리를 구원할 수 있는 법이니까.`

`잊지 말자. 사랑이든 복수든 그것은 오직 자유로운 자, 혹은 강자만이 누릴 수 있는 욕망이란 사실을. 약자는 원수를 용서할 자격조차 없다. 강자가 되었을 때에만 약자는 원수를 용서할 자격을 갖게 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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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아비
김애란 지음 / 창비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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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사람의 세계란. 또 그 사람이 가진 글의 느낌이란.
  이 작품들은 마치 「두근두근 내 인생」을 탄생시키기 위한 습작을 보는 느낌이었다. 김애란 작가의 책은 겨우 두 권째지만, 그녀만의 느낌, 그녀의 세계를 조금 엿볼 수 있었다. 또 작품마다 관통하는 아버지의 원형. 그녀에게 이런 말랑말랑한 세계를 형성해 준 배경은 어떠했을까. 그녀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아버지가 비록 세상에서 가장 시시하고 초라한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ㅡ 그런 사람도 다른 사람들이 아픈 것은 같이 아프고,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같이 좋아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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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게 말을 걸다 - 흰벌의 들꽃탐행기
백승훈 지음 / 매직하우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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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로그를 통해 꽃에 대한 글을 게시하면서 인기를 얻게 되고, 그 글들을 묶어 책으로 출판하게 된 듯하다. 마치 좋은 생각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접하지 못했던 꽃 이야기를 듣게 되니 눈과 마음이 즐겁고 편안했다. 또 작은 들풀 한 송이의 아름다움과 생명력에 감동하는 마음이 따스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렇게 잡지나 신문, 블로그 등에 연재한 글들을 모아 놓으면 한꺼번에 읽기 버거운 것도 사실. 개인적으로는 봐도 봐도 잘 외우지 못하고 잘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어서, 꽃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나 다양한 이름과 뜻들이 너무 한꺼번에 쏟아져나와 조금 복잡하기도 했고 부담스러운 면도 있었다.

 

 

 

`그대를 생각하는 동안 세상 어디선가 또 꽃이 피고 꽃이 지고. 꽃이 피고 꽃이 지는 동안 난 또 그대를 생각하고.`

`피는 일도, 지는 일도 꽃에겐 똑같이 온몸으로 살아내야 하는 소중한 삶의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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