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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책 ㅣ 삼인 시집선 1
유진목 지음 / 삼인 / 201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사랑하는 깊은 감성의 시가 꾹꾹 눌러 담겨있다. 오래전 우연히 '잠복'이란 시를 처음 만났을 때, 몇 번을 곱씹으며 되뇌었던 것 같다. 그때 함께 새겨진 유진목 시인의 이름. 시를 읽는데 눈물이 고이는 건, 비단 나의 일만은 아니겠지. 그녀가 담아낸 사랑의 무게가 무거우면서도 기껍다. 참 감사하다.
불행한 사람에게 어떻게든 계속해서 살아가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그것을 엄중히 처벌합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같은 것 말입니다 혼자 힘으로는 살아갈 수 없으니까 그런 말을 공연히 내뱉은 겁니다 사회가 개인을 책임지지 않는다는 자각을 하기 시작한 것도 수많은 죽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죽음에 빚을 지고 살고 있습니다 - ‘밝은 미래‘ 중 발췌
비가 온다 여보
당신도 이제 늙을 텐데 아직도 이렇게나 등이 아름답네요 검고 습한 두 개의 겨드랑이 이건 당신의 뼈 그리고 이건 당신의 고환 기록할 것이 많았던 연필처럼 여기는 매끄럽고 뭉툭한 끝 어떻게 적을까요 이불 한 채 방 한 칸 갓 지은 창문에 김이 서리도록 사랑하는 일을 - ‘잠복‘ 중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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