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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원래 그래? - 남성 性을 가로지른 모리오카 교수의 성 담론
모리오카 마사히로 지음, 김효진 옮김 / 리좀 / 200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정신적 무장을 하고 읽지 않으면 다소 기괴스럽고 변태스러운 느낌도 들지만, 공감가지 않는 부분은 없다는 게 신기할 뿐이다. 다소 확대 해석한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지만, 철학적으로 틀린 소리도 아니고 그런 관찰과 사유가 다 작가가 남성이기 때문에 가능한 분석이었기에 큰 거부감 없이 여러가지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 것 같다. 특히 내가 알고 있고 경험한 남성의 모습들이 묘사될 때, 너무 똑같아서 소름이 돋을 때도 있었는데 이걸 누구한테 말하고 공감받을 수가 없어서 답답할 뿐이다. 책 내용이 내가 기대했던 내용과는 너무 다른 내용이라 다소 놀라기도 했지만 절판된 후로도 오래 회자되는 책이라고 하니 이런 담론을 접해본 건 좋은 경험이지 않나 싶다. 남자들이 아주 쪼오끔 안타깝기도 하고 참 왜 저럴까 싶기도 하고... 기분이 묘하다.
‘발기‘에서 ‘사정‘에 이르는 과정은 ‘나는 이것으로 충분해‘ 하는 충만감이 배설하는 한순간의 쾌감을 거쳐 손바닥을 뒤집듯이 허탈감과 공허감과 패배감으로 전락하는 과정이다. 이런 추락이 섹스할 때마다, 또는 자위할 때마다 나를 덮친다. 사정한 다음에는 성적인 대상은 당분간 외면하고 싶은 기분이 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또 성욕이 들끓어서 같은 짓을 하고 만다. 이렇게 일생에 걸쳐 수도 없이 반복되는 추락하는 느낌, 이것이야말로 ‘남성 불감증‘의 전형적인 증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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