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친애하는 적
허지웅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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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작에 대한 느낌 때문이었을까. 허지웅이 비교적 올바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고 그의 날카로운 말도 따지고 보면 맞는 말이라는 생각도 자주 했었지만, 그의 책에는 손이 잘 가지 않았다. 글을 잘 쓰는 것 같지는 않은데, '글 쓰는 사람'이라는 허세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저런 선입견에 의해 이제서야 내 손에 들어온 책이다.
 그의 이야기 1/3, 영화 이야기 1/3, 정치나 생각 이야기 1/3 쯤으로 이루어진 듯 한데, 내게는 그의 이야기가 크게 다가왔다. 영화는 오래된 영화거나 제목만 들어봤던 것들이 많아서 살짝 빠르게 읽었다. 아베 코보의 「모래의 여자」처럼 읽은 책을 말해주면 참 재밌게 읽게 될텐데, 그러기엔 내가 읽은 책이나 본 영화들이 너무 적었다. 어쨌든 소장하고 싶은 책이다. 왠지 모르게 정감이 가는 책이었다. 그래서 그의 이야기를 읽는 동안에는 계속  이마와 코 사이를 찡그리며 읽었던 것 같다. 결국 엄마 이야기에는 무너져 버렸지만.

 

 

 

‘그녀는 한때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내가 아는 이들 가운데 가장 작고 약한 사람이다. 이런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엄마 앞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엄마 생각을 하면 나는 늘 조금 울고 싶어진다. 그렇다면 엄마 무릎 위에서 울고 싶다. 하지만 나는 엄마 앞에서 울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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