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세계를 스칠 때 - 정바비 산문집
정바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아, 이 남자, 대체 뭐지? ㅋ 정말 오랜만에-예전에도 그런 적이 있었는진 모르겠지만- 산문집인데 엄청 웃기고 기발하고 골때리는 매력까지 넘치는 글을 읽게 되었다. 사실 내가 옮긴 이 구절은 아주 오래전부터 좋아한 부분이었다. 정바비라는 사람의 산문집 존재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불행히도 내가 '아무나' 산문집 혹은 에세이를 낸다고 생각했던 산문집 범람의 시기에 이 책이 출판되었다. 고로 일부러 읽지 않았음은 당연한 얘기. 이제서야 뒤늦게 계기가 생겨 읽어보니 이 사람 너무 매력있고, ㅋㅋ 책이 너무 재밌었다. 글이 정갈한데 그 안에 숨겨진 예상 불가능한 매력이라니. ㅎㅎ 그리고 나는 정바비가 누군지 몰랐다. 왠지 바비킴이 연상되는 이름이라고만 생각했지, 그의 음악을 찾아 듣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내가 아는 가수는 극히 드물고 세상에 넘쳐나는 게 뮤지션이니... 그 정도로만 여겼는데, 글을 읽다가 '가을방학'이라는 단어가 나와서 완전 놀랐었다. 놀라서 검색을 해보니 소속 그룹이 가을방학, 연관검색어 '계피'. 헉... 대박의 대박이었다. 역시 이런 감상은 아무한테서나 나오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던 게 맞았다. 내가 즐겨듣던 음악을 하던 사람이었다니, 여러모로 놀랄 일이 많았다. 그가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졌고, 어디 이런 남자 없나 싶기도 했다. ㅎ 책 후반에 집중적으로 펼쳐진 그의 아티스트다운 의식세계에까진 크게 공감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그처럼 연애에 대해 깊고 충분히 생각해보고 겪어본 사람이 있다면 좋을 것 같단 생각을 계속 하게 되었다.

 


♪ 내가 정말 좋아하는, 정바비가 작사작곡했다 해서 깜놀한,

가을방학의 가끔 미치도록 네가 안고 싶을 때가 있어

 

https://youtu.be/3cS964_AlMY

 


♬ 정바비가 이런 어마어마한 음악을 들은 후에도

자신의 인생이 3분밖에 흐르지 않았다는 것에 전율이 났다고 한,

나도 좋아하는, Beach boys의 God only knows

 

https://youtu.be/zNOHyGP7thk

 

 



`평소에 외롭다며 연애하고 싶노라고 노래를 부르고 주변에 유난을 떨던 사람이 시작한 연애는 그다지 로맨틱하지 않은 것 같다. 이젠 더 이상 사랑이 필요하지 않다고, 혼자인 편이 훨씬 오롯하고 행복하다고 확신한 이가 마치 눈앞에서 땅이 꺼져버리듯이 확 빠지는 연애가 훨씬 더 낭만적이지 않냐 말이다. 그러니까 연애의 본질은 승리가 아니라 패배, 그것도 아주 처참한 대패여야 하지 않을까. `당신이 보고 싶다`는 기분 앞에 보기 좋게 당하고만 루저들끼리 의기소침하게 시작하는 연애야말로 그 무엇보다도 사랑스러운 사랑이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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