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소녀백과사전 창비시선 248
이기인 지음 / 창비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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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여가는 책을 뒤로 하고 시읽기에 몰두하였다. 세 권을 한꺼번에 빌려오지만, 그 무게는 절대 가벼울 리가 없으니 나는 다시금 시에 빠져 허우적댄다. 마음이 무거워 읽고 또 읽었다. 읽을 때마다 시는 새로웠다. 아픈 시를 읽을 땐 나도 아팠다. 그래도 마음이 따뜻했다. 사회의 아픈 부분을 보고 먼저 아파하고 그 무게를 짊어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다행스러웠다.

 

 

`ㅎ방직공장의 피곤한 소녀들에게/ 영원한 메뉴는 사랑이 아닐까,/ 라면 혹은 김밥을 주문한 분식집에서/ 생산라인의 한 소녀는 봉숭아 물든 손을 싹싹 비벼대며/ 오늘도 나무젓가락을 쪼개어 소년에 대한/ 소녀의 사랑을 점치고 싶어하네/ 뜨거운 국물에 나무젓가락이 둥둥/ 떠서, 흘러가고 소녀의...... 시간이 그렇게 흘러갔다고 분식집 뻐꾸기가/ 울었네// 입김을 불고 있는 ㅎ방직공장의 굴뚝이/ 건장한 남자의 그것처럼 보였네/ 소녀들이 마지막 전선으로 총총 걸어가면서 휘파람을 불었네` - 이기인, `ㅎ방직공장의 소녀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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