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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의 여자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5
아베 코보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1년 11월
평점 :
글을 쓰려는 사람이라면, 같은 사물을 다르게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작가에겐 통찰력이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생각하는 지금. 이 책은 내게 그런 의미로 작가를 대단하다고 생각하게 했다. 일본의 카프카라고 불린 작가라고 하는데, 나는 책을 읽으면서 내내 버석거리고 답답한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마치 내가 모래 더미에 깔린 것 같기도 하고, 책장을 넘길 때마다 모래가 부서져 내 몸으로 들어오는 것 같았다. 카프카의 변신도 생각났고, 재미를 떠나서 읽기가 편하지만은 않았다. 영화를 읽을 때도 함축적 의미가 뭔지 알 수도 없게끔 불편하게 툭 던지는 영화가 있는 반면, 뭔가 스토리가 있으면서도 알게 모르게 의미가 있을 것 같아 궁금하게 만드는 영화가 있다. 이 작품은 당연 후자라고 생각한다. 동명의 영화는 칸 영화제 수상작이라고 한다. 이제 영화로 만나볼 시간이다.
`모래는 물과 다르다....... 물에서는 헤엄칠 수 있지만, 모래는 인간을 가두고 압살한다.`
`서로 상처를 핥아주는 것도 좋겠지. 그러나 영원히 낫지 않을 상처를 영원히 핥고만 있는다면, 끝내는 혓바닥이 마모되어 버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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