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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남자 (양장)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7
외젠 이오네스코 지음, 이재룡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외젠 이오네스코의 자전적 소설, 외로운 남자. 제목에서 나는 '남자'를 생물학적으로 '여자'와 구분되는 특징을 가진 사람으로 보고 책을 구매했지만, '남자'는 존재에 가까운 의미였고 '외로운'은 함께 할 이성의 존재가 없다는 외로움으로는 표현되지 않는 다소 우주적인 느낌의 외로움이었다. 존재에 관해 고뇌하는 이데올로기적 내용이 미로처럼 돌고 도는... 너무 어지러웠다. 가뜩이나 우울한데 모처럼 선택한 책이 부조리극의 대가인 작가의 이야기;
모든 이야기가 어떤 길을 가는 과정이라면 이 글은 정말 혼자서 제자리에서 뱅글뱅글 도는 이야기이다. 옆에서 전쟁이 나고 다투고 죽이고 하는 난리가 일어나도, 어디론가 나아가지 않고 혼자서 같은 자리에서 돌고 돌며 계속 고뇌하는 것이다. 이해 못하는 부분도 아니지만, 요즘 읽기는 너무 힘들었던 책이었다. 그런 고뇌의 부분을 인용해오고 싶었지만, 숨쉴 틈 없이 이어지는 글을 옮겨오려면 한 페이지는 옮겨야 해서 결국 포기했다. 이런 글을 쓰려면 생과 존재에 대한 그의 인식이 얼마나 무거웠을까, 감히 그런 생각만 해볼 뿐이다.
`괴롭지 않으려면 체념해야 한다. 나는 체념해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산다.`
`타인의 영혼에 파고드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가! ... 그러나 그들은 깰 수 없는 두터운 유리로 나와 격리된 듯 했다.`
`왜 인간은 그 순간에는 웃어넘기지 못할까? 모든 것은 지나가게 마련이니 심각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 이 모든 것이 허상임을 알아차린다면 나그네 격인 인간은 회한만 느낄 뿐이다. 병고, 전염병, 고문, 전쟁도 일단 멀어지면 더이상 고통스럽지 않고, 이 모든 것을 처절한 현실을 통해 관조, 구경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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