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불은 끄지 말 것 - 사랑이거나 사랑이 아니어서 죽도록 쓸쓸한 서른두 편의 이야기
김종관 글.사진 / 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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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쏟아지는 신간 소식들 사이로 '달'이라는 글자를 확인하고 바로 서점으로 달려왔다. 책 배송을 기다리는 그 하루의 시간이 지나치게 길게 느껴지도록 하는 이름 중 하나가 바로 '달'이었다.
  나는 '잘' 쓰여진 문장이나 사색의 깊이가 담긴 문장을 좋아하는 편이다. '책'이라고 다 좋은 것도 아니고, '이야기'라고 다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 상상력이 부족한 탓에 농축해서 진하게 잘 써낸 글과 어느 정도 무게감도 있는 글을 좋아하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글이 화려한 맛을 가진 서양식 피자와 파스타와 비슷하다면, 이 책은 일반 식당에서 한 젓가락 내오는 싱거운 간의 어묵 볶음과 닮아있는 듯 했다. 어묵 반찬을 일부러 주문해서 먹진 않아도 그 맛을 즐기다 보면 크게 상관은 없는데... 이 어묵 볶음은 약간 어른용 어묵 볶음이었다.
  크고 보니 세상은 어쩜 이렇게 19금 투성인지. 어쩌면 그 안에 어른들의 모든 즐거움이 있을 수도 있겠다. 내가 보기에 어른들의 사랑이란 '사랑'이라는 두 글자 단어라기 보다 오히려 '섹스'라는 두 글자와 닮아있는 듯 했고, 그게 아니라면 '현실'이나 '결혼'이라는 단어들과 더 맞닿아 있는 듯 했다. 내가 그 어른의 세계를 즐길 수만 있다면 세상이 그만큼 더 아름다워보일까, 하는 소소한 궁금증- 사랑도 하고 섹스도 하고, 사랑 없이도 섹스 하고, 즐겁고 행복한 사람들이 조금 부럽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해졌다.

 

 

 

`가까워지기 위해 우리는 진실을 알기 원하고 진실에 다가가야 한다고 하지만 가능한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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