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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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2014년 마지막 책이자 2015년 첫번째 책. 예전부터 읽고 싶었지만 이제야 손이 닿았던 책. 여러 가지 면에서 감탄을 많이 했다. 하지만 아무리 열심히 설명해도 내가 느낀 것들을 모두 잘 전달할 수 없을 것이기에... 그저 내가 이 모든 감정을 잘 느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에 감사할 뿐. 또 그만큼 흡수력있고 공감 가능하게 이 멋진 이야기를 풀어낸 소설가가 대단하다고 느껴지기도 했다.
  나는 보통 대다수의 사람들이 보고 와, 멋있다! 할 수 있는 그런 구절을 찾아 헤맸었다. 내가 느낀 바를 가장 쉽게 전해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했고, 그로 인해 사람들에게 책에 대한 흥미도 유발할 수 있었고, 실패율도 적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스토리가 아니면 전해질 수 없는 그 깊은 감동을 아주 오랜만에 느꼈던 것 같다. 어떻게 이런 통찰력과, 이런 묘사와, 이런 감정을 낳을 수 있을까... 놀라움의 연속이었고 또 이 책에 나온 사상들에 깊이 공감을 했다. 다 소개하지 못해서 아쉬울 뿐.
  도서관에서 대여한 책이라 띠지가 없는 상태이지만, 새 책에는 둘러져있을 띠지에는 "그래도 날 사랑해 줄건가요?"라는 한 마디가 적혀있다. 나는 '그래도...'라는 말을 믿지 않는다. 이 책에 묘사된 것처럼 인간에게는 좀처럼 이해되지 않을 만큼의 어리석은 면이 많이 있기에... '그래도'라는 조건이 붙었을 때도 변치 않을 마음은... 없다고 본다. 하지만... 그런 누군가를 만날 수도 있다는 꿈은... 간직하고 살아야 조금이라도 숨이 쉬어지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해보게 됐다.  
 
  '그래도' 투성인 나는. 결국. 상대에게 '이런 나라도 괜찮은가요?' 한번 묻지도 못한 채 나를 감추겠지만 말이다.

 

 

 

`찢어지게 가난한 인간의 방에 엠파이어스테이트나 록펠러의 사진이 붙어 있다면 다들 피식하기 마련이야. 하지만 비키니니 금발이니 미녀의 사진이 붙어 있다면 다들 그러려니 하지 않겠어? 즉 외모는 돈보다 더 절대적이야. 인간에게, 또 인간이 만든 이 보잘것없는 세상에서 말이야. 아름다움과 추함의 차이는 그만큼 커, 왠지 알아? 아름다움이 그만큼 대단해서가 아니라 인간이 그만큼 보잘것없기 때문이야. 보잘것없는 인간이므로 보이는 것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거야. 보잘것없는 인간일수록 보이기 위해, 보여지기 위해 세상을 사는 거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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