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eBook] 서른 살의 강
은희경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2월
평점 :
재미가 있다거나 잘 읽히는 느낌은 아니었지만, 읽고 보니 작품들 각각의 느낌이 꽤 다르게 매력적이었다. 서른 살, 참 별 일도 아니지만 그냥 이런 제목의 책은 꼭 읽고 넘어가는 것이 예의라는 생각이 들어서 읽게 되었고, 특히 윤효의 「삼십세」에서 '임신'과 '여성'에 대해 말하는 부분에서는 공감이 많이 갔다.
`임신에 대해서라면, 글쎄요. 난 그것을 긴 괴로움으로만 기억합니다. 존재를 잉태하고 있다는 신비감보단 내 속에서 혹이 부풀어 커가는 듯한 거북함. 정말 감당할 수도 돌이킬 수도 없는 일을 저지르고 있다는 두려움, 그리고 그조차도 나만의, 내 육체만의 일이라는 데서 오는 혹독한 외로움. 그리고 진통의 순간이 왔을 때 난 이렇게 아픈데도 안 미치나 싶던 극심한 통증 속에서 생명의 시작조차도 죽음을 담보로 한 고통으로서만 가능하다는 존재의 법칙의 무자비함에 몸을 떨었지요. 생명을 쏟는 순간이란 일종의 죽음을 겪는 순간이라는 것. 아니 삶이란 생명과 죽음이 등을 꽉 맞대고 한 몸처럼 걸어가는 길이라는 것.`
ㅡ 무언가 남겨둘 만한 게 있어, 네 인생에도? ㅡ ....... ㅡ 잘 살아냈느냐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