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녀
넬리 아르캉 지음, 성귀수 옮김 / 문학동네 / 2005년 4월
평점 :
절판



 


충격적이고 복잡하다. 바로 옆에서 속삭이는 듯한 말투로 적혀있어서 일반적인 책의 느낌은 전혀 들지 않지만, 그녀의 머리와 가슴 속 이야기를 몽땅 꺼내놓다보니 그녀의 인생을 읽을 준비를 하고 읽어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실제로 창녀, 즉 섹스노동자로 5년을 종사해온 그녀의 경험담. 끔찍했다. 노역이라는 단어에 담긴 그 무게가 느껴지는지. 그녀는 자신과 자신이 했던 일을 그렇게 표현하고 있었다. 섹스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죽음으로 수렴되는 이야기. 해체라는 형식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녀의 이야기가 그런 느낌을 전달한다는 것은 읽어보면 분명 알 수 있을 것이다.
감상평조차 남기기 조심스럽고 많이 어려워서 여러번 지웠던 글이다. 남의 이야기, 흉이나 보고 비판할 줄만 알았던 그 누군가를 남으로 바라볼 때의 느낌과 또 그 사람의 입장과 시각으로 바라보는 느낌은 많이 다를 수 있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 만약 자기 아내와 딸이 창녀 노릇을 한다면 어떻게 생각할지, 그들 역시 나처럼 침대 밑으로 콘돔을 내버리거나 전날 흔적인 뭇 남자들의 터럭이 마룻바닥 위를 굴러다니도록 내버려둔 채 손님들을 기다린다면 과연 아버지이자 남편으로서 어떤 생각이 들지, ...`

`... 아마도 당신 스스로 고객이거나 창녀가 아닌 이상, 자기는 전혀 생각이 없는데, 아니 다 고갈되어 더이상 느끼려야 느낄 수도 없는데 무작정 달아오르라고 요구하는 욕정을 상대하는 게 과연 어떤 건지 상상도 하지 못할 거야, 집요한 애무에 시달리는 가운데 몸에 박힌 가시처럼 느껴지는 클리토리스, 뭐든 과잉은 과잉일 뿐이라는 생각은 죽어도 하기 싫어하는 쾌락의 횡포, 쾌락에 또 쾌락을 덧붙여봤자 하등 달라질 게 없다는 것, 매번 똑같은 동작이 반복되는 걸 너무 자주 바라보다보면 사람이 미칠 수도 있다는 사실, ... 아마 당신은 짐작조차 하지 못할 거야, ...`

`... 그런가 하면 그들 역시 고작 그따위 짓을 위해, 자기 거시기를 빨리기 위해 돈을 지불하면서 어찌 스스로 비참해지지 않는 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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