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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 ㅣ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10
서유미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서유미 작. 달리 할 말이 없다. 읽고 싶었고, 찾아 읽었다. 내가 이런 스토리에 마음을 빼앗기는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 그들이 알게 모르게 저지르는 행패에 대해 더 공개적으로 말하고 싶은 걸지도. 찔릴 사람은 좀 찔렸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일지도. 글을 올리면서 문득 내 또래가 이제 행복을 찾아나선 새신부들 위주이고, 이미 행복한 결혼 생활을 영위하는 언니들이 많다는 점이 생각나 그냥... 죄송하기도 하다. 모두가 지킬 건 지키면서 행복했으면 좋겠다. 애초에 그럴 책임감도 없으면서 섣부른 마음 휘두르지 말고. 나는 자신이 좋자고 상대에게 해악을 끼치는 사람을 제일 싫다. 그래서 그냥 화가 나는 것 뿐. 그것 뿐이다. 그냥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결혼을 한 사람은 한 사람의 행복만큼,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은 안 한 사람의 행복만큼. 그 둘은 뒤섞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틈이 벌어지고 부서지고 깨진 뒤에야 그게 애초에 견고하지 않고 연약한 것이었음을 알게 된다. 사랑은 얼마나 훼손되기 쉬운가. 믿음은 얼마나 부서지기 쉬운가.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여자는 언제나 사랑에 빠지는 사람들, 시작하는 연인들을 응원했다. 그들의 나이나 성별, 국적과 상관없이 서로 사랑한다면 그 사랑이 존중받고 방해받지 않기를 바랐다. 그것이 금지된 사랑이나 불륜이라 할지라도. 어쩌면 그럴 때 더 마음이 쓰였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현실에서 자신의 남편이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졌다고 생각하자 그게 불가능해졌다. 그도 사람이니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고 어떤 사랑은 당연히 금기 속에서 시작되는 거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인생은 아름다운 거라고 말하기 어려웠다. 그는 그저 약속을 깬 사람이고 배우자를 속인 거짓말쟁이다. 상대에게는 낭만적이고 애틋한 로맨스일지 모르지만 여자에게는 무자비한 폭력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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