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옆에 있는 사람
이병률 지음 / 달 / 201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작가' 이병률이기 이전부터 늘 그 자리에 있었지만 작가라는 타이틀에 묻혀 조금 가려졌던, 이병률이라는 '사람'을 들여다볼 수 있던 기회였다. 그런 일은 없었으면 좋겠지만 동시에 그러길 바라기도 하는, 그의 마지막 산문집이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그를 잘 드러낸 책. 인쇄소에서 갓 나왔을 때부터 한 달이 넘는 시간동안 나는 그와 함께 했다. 그의 글과 함께, 그가 남긴 기억들과 함께. 나의 순간들마저 풍요로워졌고, 아무 것도 아닌 그의 한 마디 말에 마음이 달떠 책을 이어 읽을 수가 없던 적도 많았다.
 감히 말하자면, 그는 나와 많이 닮은 사람이자 더 많이 닮고 싶어지는 사람이다. 고마운 사람. 마음이 쓸쓸하며 평화롭고 달달하며 따스하다. 이렇게 그를 읽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난 너무나도 감사하고 좋을 뿐이다.

 

 

 

`나는 세상 모든 관계를 사랑으로 풀려는 사람입니다.`

`"누구 좋아하는 사람 있어요?"라고 묻는 당신의 말에 나는 그만 배시시 웃는다. "그 사람이 당신인데요"라고 말하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대신 그녀가 출장을 끝내고 돌아오기를 기다렸다가 서너 번 만날 수 있는 것을 한 번 만나고 만다. 어깨를 오래 바라보든가, 시간을 길게 끌다가 그녀 옆에 나란히 서보는 것. 그러다 그 사람에게 정면으로가 아닌 그냥 벽이나 허공 따위에 대고 말한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사실 그 말은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서 얼마나 좋은데요"라는 말의 다른 말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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