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편은 1편보다 조금 더 재미있었다. 부장님의 이야기가 아니라 사원과 대리의 이야기여서 그랬을 수도 있고, 노답인 사람들의 이야기가 하도 기가 차서 그랬을 수도 있다. 처음엔 권 사원이라고 해서 무의식적으로 남자를 생각했는데 여자였다. 우선 권 사원의 남자친구가 완전 노답이었고, 다음으로는 정 대리와 그의 여자친구, 여자친구의 엄마까지 다 노답이었다. 희한한 캐릭터들이 펼쳐놓은 놀라운 사고방식과 행동들이 계속 이어져 재미와 교훈을 모두 줄 수 있었다. 드디어 마지막 편엔 송 과장의 이야기가 나온다니 너무 기대가 된다. :)
수십 번 탈락의 고배를 마신 끝에 어렵게 취직을 했다. 그것도 남들 부러워하는 대기업, 포부를 갖고 회사에 입사했지만, 막상 업무시간에도 쉬는 시간에도 선배들은 주식, 부동산, 코인 이야기뿐이다. 권 사원은 선배들이 속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 알겠다. 왜 그러는지를, 일부러 그러려고 그러는 게 아니라 회사라는 환경이, 지금의 조직이 직원들을 그렇게 몰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
최 부장은 화이트보드에 ‘두려움‘과 ‘실패‘ 두 단어를 쓴다. "이 둘 중에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저는 실패를 고르겠습니다. 여러분이 업무를 할 때 ‘이걸 해도 될까?‘, ‘실패하면 어떡하지?‘ 하는 의문은 어쩌면 두려움일지 모릅니다. 두려움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입니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해 걱정하면서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하세요. 맞다고 판단한다면 밀어붙이시고요. 실패할까 두려워서 주저앉지 말고 진취적으로 해보라는 얘깁니다."
"아.… 과장님 말 들으니까 결혼하면 안 될 것 같아요." "하하.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 평생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남녀가 만났으니 서로 다른 게 당연해. 문제는 자신만 옳다고 생각할 때야. 불행의 시작이지. 나도 상대방도 어느 정도 이기적이라는 걸 인정하고, 서로 맞춰가는 게 중요한거 같아."
"자신의 인생은 자신이 정하는 거야. 절대 다른 사람이 대신 살아주지 않아. 부모님도, 남편도, 자식도, 친구도 전부 각자의 인생이 있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자기 자신이야."
연애를 할 때는 사랑의 결실이 결혼인 것 같지만, 실제로 그 결혼은 사랑에 현실이 더해진 시작점이다. 마치 취업준비생들한테는 취업이 모든 게 끝인것 같지만, 혹독하면서 허무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뭐든지 쌓는 것은 오래 걸리지만 무너뜨리는 것은 쉽다. 마음의 성도 비슷하다.
"인생은 한 번뿐이라고? 잘 들어, 정 대리. 죽는 순간이 단 한 번뿐이지 우리 인생은 매일매일이야."
"내 말은, 행복을 물건이나 물질적인 것으로 채우는 데에서 찾지 말라는 거야. 그런 건 아무리 채워봐야 계속 부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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