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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 개정판
강화길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8월
평점 :
7회부터 매년 찾아읽고 있는 젊은작가상 수상직품집이다. 한국문학을 이끄는 젊은 작가들이 세상에 발을 내딛는 발판이고, 젊은작가상이 무게감을 얻음에 따라 더 힘있는 도약판이 되어가고 있다. 그런데 짧은 단편임에도 불구하고 내 취향에 맞지 않은 작품들도 모두 들어있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책이다보니, 완독하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다른 책들을 읽으면서 봐서 그런지 몰라도, 몇 달, 심지어 반년이 걸려서 리뷰를 적었을 때도 있었던 것 같다. 이번에도 영 잘 읽히지가 않아서 왜 그런가 했는데, 나중에 깨달았다.
일단 이번 2020년 수상작품들 중에서 내 눈에 띄인 작가와 작품은 (어느 정도는 당연히) 대상 작품인 강화길 님의 음복과, 장희원 님의 우리의 환대였다. 강화길 작가, 장류진 작가도 모두 눈여겨보고 있던, 책도 재밌게 읽었던 분들인데 여지없이 좋은 작품을 실어주셔서 감사했다. 그리고 뭘 읽는건지 모르게 무척 재미없었고 거부감까지 생겨서 억지로 글자만 읽는듯 마는듯 했던 작품은 희한하게도 김봉곤 님의 그런 생활이었다. 이 작가랑 나랑은 안맞나보다 하며 이름 외워두고, 다음에 책 고를 때 유의해야지, 하고 있었는데 문학동네 및 여러 대형 출판업계를 카오스로 만들어버린 불미스러운 일이 터졌다. 흠... 작가씩이나 되서, 작가가 되겠다고 문학상을 노리는 작품을 쓰면서 그런 말도 안되는 일을 하다니... 다시 생각해도 어이가 없었다. 더 자세히는 파고들어 알아보지 않았지만, '피해'라는 말이 나올 일을 했다는 상식이 갖추지 않았다는 것에 괘씸한 마음이 들었다. (이러면 안되지만, 왠지 노려보는 사진조차 증명사진조차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문제는 김봉곤 님의 작품이 책 초중반부에 실려있었고, 겨우겨우 그 작품을 넘어가니 내겐 오르지 못하고 오를 맘도 없는 거대한 산과 같은 SF 장르가 존재하고 있었다. ... 김초엽 님의 인지 공간은 아쉽게도, 부득이하게 읽다가 도중에 포기하게 되었는데, 이 작품은 나중에 다시 한번 도전해보려 한다. 이렇게 해서 우여곡절 많던 대장정이 끝나게 되었다.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만의 일은 아니겠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음복 같은, 강화길 님의 다른 작품 같은, 페미니즘 소설과 게이 문학 같은 성 정체성에 대한 소설이 많이 부각이 되고 있다.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도 시대에 발맞추며 시대의 목소리들을 따라 그런 작품들 위주로 책을 꾸리는 것 같았다. 현 시대의 목소리가 곧 현대문학의 트렌드라고도 할 수 있기도 하겠고, 그런 목소리를 듣고 내는 것이 바른 쪽이라고 생각은 되지만, 약간의 피로도가 쌓인 느낌도 살짝 들었다. 나도 여자고, 강화길 님의 음복 같은 작품은 정말 정말 좋았지만, 아주 뛰어난 작품이 간간이 우리에게 큰 울림을 주는 것이 아니라 그런 경향을 가진 작품들이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며 뭉쳐져있는 책은 왠지 읽기가 꺼려지는 느낌이다.
이번엔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하긴 했지만 이 문제를 잘 해결해서 앞으로도 젊은문학상 수상작품집이 더 많은 이들에게 신뢰를 얻고 현대문학의 든든한 밑거름이 되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 김봉곤 님은 사건 이후 문학상 반납을 하셨고, 문학동네에서도 책 전권을 회수 조치후 수정판으로 재출간하였다. 현재 등록된 책 정보는 수정본 책 정보이나, 나는 기존 버전으로 읽었기에 수정 없이 모든 내용을 포함한 리뷰를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