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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는 사랑이 없다 ㅣ 문지 에크리
김소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9년 7월
평점 :
'사랑에는 사랑이 없다'. 책 제목이 그녀의 마음을, 그녀가 하고 싶은 말들을 잘 대변했다고 생각한다. 책 제목에서 그녀의 뜻을 잘 헤아리지 못하겠다면, 그런 분이야 말로 꼭 책을 읽는 게 좋다고 추천하고 싶다.
사랑에 대한 산문을 쓰겠다고 했을 때 그녀의 친구들이 놀랐던 것처럼, 사랑에 대한 이야기들은 뻔하고 흔하게 차고 넘쳐서 사실 나도 큰 기대는 없었다. 가볍게 읽어볼 생각이었는데, 그녀가 가진 생각들과 그녀의 생각들을 지지해주는 타 작가들의 글들을 읽는 건 꽤 흥미로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와서) 사랑을 글로 배우거나 오답노트를 적을 만한 마음의 여력은 못 되어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나 예시는 빠르게 읽었다. 아무래도 제일 좋았던 부분은 그녀가 내가 사랑하는 분을 읽어주는 부분, 이병률 작가에 대한 글을 쓴 부분이었다. 글로도 충분히 전해지는 그의 느낌. 보지 않았지만 본 것 같고 이미 아는 것 같은 느낌이 너무 좋았다. 이병률 님에 대한 글과 최승자 시인과 페르난도 페소아의 글에 대해서 쓴 마지막 부분이 개인적으론 제일 좋았다.
그리고 마지막 에필로그. 내 안에서의 답과 그녀 안에서의 답이 완전히 일치함을 발견해 책을 읽은 기쁨이 생긴 순간이었다. 책을 읽으며 그녀에게 묻고 싶었던 질문에 대한 답이 쓰여있었다. 이로써 나는 그녀의 글을 앞으로 더욱 더 신뢰하며 애정 가득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는 겉모습만 어른이 아닌, 사랑을 돌보고 돌보는 사람으로 그녀도 나도 더욱 깊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는 아주 친밀한 사람에게 ‘가족 같은 사람‘이라는 말을 특별하게 사용하고 있지만, 실재하는 가족은 특별함을 일찌감치 지나쳐 온갖 문제가 산적한 집합체가 되어 있다. 우리들 내면에 간직된 상처의 가장 깊숙하고 거대한 상처는 대부분 가족으로부터 얻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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