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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자들 - 장강명 연작소설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9년 6월
평점 :
책의 시작은 '알바생 자르기'라는 단편소설이다. 이 작품은 젊은작가상 수상작이기 때문에 기존에 읽어서 기억이 난다. 난 책을 읽고도 내용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편인데 기억이 나는 이유는 아마 꽤 재미가 있었거나 인상깊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삶의 고단함, 먹고사는 문제들을 다룬 단편소설들이 이 책 안에 연작소설 형태로 열 편이 담겨있다.
나는 장강명 작가님을 '한국이 싫어서'라는 소설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작가님은 고단한 삶의 이야기들을 주욱 해오고 계셨던 것 같다. 그리고 지금은 어느정도 그런 글을 쓰는 사람이다, 라고 자리매김을 하신 것 같다. 얼마전엔 '당신의 노동가치는?'이라는 주제로 TV 백분토론에도 출연하셔서 많은 이들의 어려움을 말해주시고 함께 공감해주셨다.
주제가 주제이다보니 책이 재밌다거나 술술 읽히는 편은 아니다. 나도 아픈데 아픈 사람 문병가서 기분이 좋을리 없는 것처럼, 다 사는 게 힘들고 어려운 이야기인데 뭐가 좋겠는가. 하지만 작가님이 다양한 사람들의 어려움을 그들의 시각에서 그려주신 게 좋았다. 또 나는 이런 고단함이 아예 남의 이야기가 아닌지라 공감을 많이 할 수 있었다. '공감 없는 이해는 자주 잔인해지고, 이해가 결여된 공감은 종종 공허해집니다.' 라는 작가의 말을 통해 그가 이 책을 통해 하고 싶었던 말들이 다 설명된 느낌이다.
유쾌한 이야기는 아니라도 한 번씩 읽어볼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단편들이니 조금씩 나누어 읽기도 좋다. 난 빵순이다보니 '현수동 빵집 삼국지'가 제일 재밌었고, 작가님의 이야기인 것 같은 '음악의 가격'도 흥미로웠다. 확실히 조금이라도 아는 분야에서 공감지수가 높아지는 듯 하다. :)
‘우리는 우리대로 끝까지 가 보자. 내가 굴욕이라고 생각하면 굴욕이 되지만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 게 되는 거야.‘
"경력이 없으면 취업을 못 하고, 취업을 못 하니 경력을 못 쌓고, 이 고리를 어떻게 깨야겠어요?"
"자존심이 밥 먹여 주는 것도 아니잖아." "자존심이 밥 먹여 주는 거 아니지. 그런데 그때는 사람이 밥만 먹고 사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어."
"저희 집이나 이 집이나 장사 잘 되면 어떻게 될 거 같으세요? 그러면 여기 장사 잘되는 곳이구나, 하고 옆에 빵집 또 생겨요. 틀림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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