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쪽의 풍경은 환한가 - 그날 그 자리에 있을 사람에게
심보선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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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보선 시인의 산문집이다. 딱 봐도 너그럽고 넉넉해보이는 표지에 그의 얼굴이 박혀있다. 심보선 시인의 글과 이 표지만으로도 충분히 설레었다. 
  그가 사회학자라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 시라는 것은 그가 선별한 언어들로 정제되어 나오는 작품이다. 그가 내세우려하지 않거나 그의 열렬한 애독자나 팬이 아니면 시인의 전공 같은 부가정보는 시를 통해서는 알기가 어렵다. 그래서 적잖이 놀랐다. 이래서 그의 시가 그토록 균형잡히고 절제된 느낌이었나 싶기도 했다.
  신형철 평론가의 말처럼 나는 그를 사랑하지만, 내가 사랑한 그는 사회학자이기 전에 시인이었나보다. 이 글은 시인의 공감능력을 가진 사회학자의 사고방식이 녹아든 글이어서 솔직히 내가 원한 스타일은 아니었다. 그래도 열심히 읽었는데, 다 읽고 나니 왠지 그쪽의 풍경은 환한가, 라는 마음으로 먼 하늘을 보는 작가의 마음이 그려지는 것 같았다. 그가 바라보는 세상, 더 나은 세상으로의 소망 같은 것들이 그려지는 순간이었달까. 
  내 삶이 즐겁지 않아 감정적으로 부담이 심할 때여서 글 전체가 마냥 재밌고 잘 읽히진 않은 게 사실이다. 내 생활과 상처 돌보기도 빠듯한 심정일 땐 세상에 대한 관심이나 걱정도 사치일 뿐이니까. 그런 의미에서 내가 좀 더 풍족한 영혼을 가졌을 때 이 책을 만났더라면 훨씬 더 잘 읽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조금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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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code 2019-07-14 17: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뽕님. 어떤 주말을 보내고 계신지.. 책 한권 들고 카페와서 방금전 걸어오며 마신 커피의 연속인듯 커피를 주문하고 거리 풍경을 잠깐 봅니다. 다큐는.. 뽕님께 공감이 되시라고 말씀드린건 아닌데ㅎ 그래서두 안되구요^^ 더 평범하고 더 느슨하고 더 한가로운 일상. 저보다 더 오래도록 그런 일상속 감성 들을 써주시길. 뭐 늘 건강을 신경쓰며 살아야하더라도 얇고 길게란 말이 있잖아요. 더워지면 더 힘 빠질지도 모르지만 힘빠진 열정. 뭐 그런 비스므레한 걸루 우리 같이 터벅터벅 걸어가요. 매미가 언제부터 울까요? 파주처럼 논밭이 있는 풍경과 출판도시가 어우러진 그런 곳의 풍경도 떠올리는 다소 소란한 카페에서.. 저녁두 잘 챙겨드세요!^&^

milibbong 2019-07-16 21:18   좋아요 0 | UR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