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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의 사랑법
박상영 지음 / 창비 / 2019년 6월
평점 :
2019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통해 박상영 작가의 「우럭 한 점 우주의 맛」을 읽게 되었다. 처음 만나는 작가였지만, 그가 선사한 신선한 짜릿함과 즐거움에 감탄을 금할 수가 없었다. 당연히 난 박상영 작가에게 주목하게 되었고, 그의 신작 서평 이벤트에 참여함으로써 신작소설의 일부를 먼저 만날 수 있었다.
「재희」 역시 날 실망시키지 않았다. 처음 그의 글을 읽었을 때 받았던 충격 -퀴어 문학을 처음 접한 나였다- 도 사라지지 않았는데, 또다시 전작과 같은 (사랑을 하는) 화자라니! 글을 읽다보면 이게 작가 자신의 이야기는 아닐까 하는 궁금함도 뭉게뭉게 피어올랐다. 어쨌든 몰입도 최강의 그의 글을 읽다보면, 화자의 사랑관이 어떠하든, 그저 함께 빠져버릴 수밖에 없게 된다. 정말. 그래서 그 짧은 글이 끝나는 마지막 문장에서는 그저 알 수 없는 몽롱함과 울컥함에 나를 다독일 수밖에 없게 된다. 정말 최고인 것 같다. 그리고 젊고 신선하다. 소설에서 '젊다'라는 느낌도 받을 수 있다는 걸 나도 지금까지는 몰랐었다. (책 뒤에 써있는 친절한 수식어, '젊은 소설의 첨단'. 역시 나 혼자 받는 느낌은 아니었구나!)
이 글을 읽기 전에도 그의 신작이 기다려졌지만, 읽고나니 더욱 더 기대되는 이 느낌! 그의 연작소설 완성본은 어떤 모습일까. 기대감에 웃음이 배시시 흘러나온다. 얼른 만나러 가야겠다.
‘확실히 청춘이란 말에는 회고적인 뉘앙스가 있다. 그것은 일종의 신기루 같지만 저멀리 눈앞에 아른거리는 사막의 오아시스와는 다르다. 청춘은 뒤돌아보면 그제야 나타나는 신기루 같다. 그것으로부터 떠나야만 청춘은 우리에게 푸른 봄이 되어준다. 곰곰 생각해보면 내가 그 안에 있었을 때, 청춘은 봄이 아니라 겨울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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