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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의 지구에서 인간으로 유쾌하게 사는 법 - 전 세계 인생 고수들에게 배운다 ㅣ 막시무스의 지구에서 인간으로 유쾌하게 사는 법 1
막시무스 지음 / 갤리온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인생에 정답은 없지만, 현명한 답을 알면 인생이 유쾌해진다고 믿는, 그래서 어려운 삶의 문제에 대해 전 세계의 인생 고수들이 알아 낸 현명한 답을 찾고자 노력해 온 막시무스(필명)가 쓴 책으로 인터넷 신문 프레시안에 연재해 좋은 평을 받은 글들을 모은 것이다.
막시무스, 이름 자체가 조금 철학적인 듯하면서도 고전적인 맛이 나는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가 평소 맛 보지 못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통해 인생의 어려움들을 가볍게 웃어 넘길 수 있는 지혜를 전해 주고 있다.
부당한 비난에 웃으며 대처하는 법, 불만을 잠재우는 기막힌 방법, 감옥에 가기 전에 꼭 해야 할 일, 죽는 날까지 장담하면 안 되는 것, 아는 체 하기 전에 꼭 해봐야 할 것 등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항상 접하게 되는 질문들에 대한 답을 우화처럼 재미있게 전해주고 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어떻게 이 많은 예들을 찾았는지 상상도 하지 못할 만큼 다양한 예화들을 발견하게 되고, 그것들을 통해 어떤 때는 미소를 짓게 되고, 또 어떤 때는 아! 하고 머리를 치게 된다. 때려봐야 내 머리만 아프지만.
저자는 성격 자체가 대담하고, 항상 새로움을 찾아 다니는 사람인지라, 예를 들어 비행기를 타고 비행기 테러범이 나오는 책을 본다고 한다, 그가 쓴 이 책은 일단 읽기가 쉽고 보기가 편하다. 읽기 쉽고 보기가 편하다 보니 책 한 장 한 장을 넘기는 가운데에서 책 속에 담긴 깊은 삶의 의미들이 부담 없이 내 마음에 들어와 조용히 쌓여 나가는 것 같다.
자! 이 책의 맛을 한번 봐 보자. 저자는 커피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커피는 천천히 사람을 죽이는 독약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술과 담배도 마찬가지이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커피와 술과 담배를 즐긴다. 나도 빨리 죽기는 남들만큼이나 싫기 때문이다.”
커피를 많이 마시면 자신도 모르게 자신을 죽이게 된다는 의미로 사용한 ‘천천히 죽이는’ 이란 문장을 그대로 사용해서 자신은 빨리 죽지 않고 오래오래 (천천히 죽는다) 살기 위해 커피를 마신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농담 속에는 뼈가 들어 있다. 악마에 대한 그의 말
“나는 악마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만약 인간을 지금보다 더 나쁘게 만들 수 있다고 믿는 악마가 존재한다면, 그는 지능이 아주 낮은 존재일 것이며, 내게 아무런 해도 끼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시에 인생과 삶에 대해서는 무척 진지하다. 어느 판사가 가족들이 굶고 있어 빵을 훔친 죄로 재판을 받게 된 한 노인에게 10달러 벌금형을 내리곤 자신의 돈으로 그 벌금을 갚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여기까지는 그저 그런 내용이다. 그 다음 내용을 보자.
“(판사는) 그날 법정에 모인 모든 사람들에게 그 노인이 살기 위해 빵을 훔칠 수 밖에 없는 도시에 사는 죄로 50센트씩 벌금형을 선고했다, 판사는 벌금을 모아 노인의 손에 쥐어 주었습니다.“
저자는 이 이야기에 대한 설명을 이렇게 한다.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적용되는 법을 지키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인간에 대한 사랑을 잃지 말아야 함을 일깨워주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이러저러해도 막시무스는 재미있다. 그는 신경질적으로 건강을 지키려는 사람들을 보며 이렇게 말한다.
“담배 끊고 술을 마시지 마라, 채식하고(중략). 그리하면 실제로 건강하게 오래 살게 될 지도 모른다. (중략) 그렇게 (오래) 산다면 죽을 때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한가지는 분명할 것이다. 너무 지루해서 무척 오래 사는 것처럼 느끼게 될 것이다.”
난 이 책을 보면서 저자가 가진 폭 넓은 지식과 세상을 바라보는 남다른 시각, 그리고 그것들을 여유 있게 전달해 내는 그의 표현력에 매료되었다. 그리고 이 책이 여기서 끝나지 말고 계속해서 2편, 3편의 형식으로 나와 주었으면 한다.
편하게 볼 수 있는 책이지만 무엇인가 생각할 수 있게 해 주는 책, 얼마 안 되는 간단한 글이지만, 인생의 참 의미를 담고 있는 간결한 문장들. 이 모든 것이 어쩌면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이 원하는 책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그리고 저자에게 한가지 부탁하고 싶다. 그 동안 세계를 움직여 온 수많은 학자들과 위인, 영웅, 그리고 인생의 탐험가와 오랜 시간 만남을 통해 이런 좋은 내용을 만들어 냈으니, 이제는 고향에 돌아 온 기념으로 우리가 태어난 한 반도, 백두 대간과 함께 살아 온 우리 조상들과의 만남을 통해 한민족이 간직한 '오래된 미래' 속에서 이와 같은 삶의 의미를 전해 주는 것은 어떤가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