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치를 올려라 - QBQ 어드밴티지 법칙
존 G. 밀러 지음, 정명진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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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리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언제나 어떤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한다. 우리 스스로에게 한 질문이던, 다른 사람이 우리에게 한 질문이던지 간에. 결국 우리의 모든 행동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실천으로 옮긴 것일 뿐이라고 한다면 너무 과장된 말일까?

 

재미있는 점은 동일한 상황에서 우리가 어떤 질문을 던지느냐에 따라 대답의 내용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건널목의 신호등이 빨간 불일 때 횡단보도 한 가운데에서 어떤 아이가 오도가도 못하고 혼자 서 있다고 가정해 보자. 만약 우리가 누가 어린 아이를 저런 곳에 세워 놓은 거야! 아이 부모는 다 어디 있어? 라고 질문을 하게 되면, 우리는 부모를 찾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나 동일한 상황에서 어린아이가 위험한 곳에 혼자 서 있네! 저 아이가 다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라는 질문을 생각해 내면 아마도 우리는 어린아이를 안전한 길가로 데리고 오기 위해 횡단보도를 건너 그 아이에게 다가가거나, 지나가는 자동차들을 세우려고 하거나, 아니면 경찰을 부르려고 할 것이다.

 

시장조사회사에서 정확한 자료를 모으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연구하고 고민하는 여러 과정들 중 가장 중요한 과정은 설문지를 만드는 과정이다. 조사결과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일이란 결국 설문지를 통해 얻어진 자료를 여러 가지 통계기법을 활용해 하나의 방향성을 찾아 내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리 복잡하고 고차원적인 통계 프로그램이나 진단 방법을 동원해도 잘못된 설문지로 인해 얻어진 잘못된 대답의 오류를 이겨낼 방법이 없다.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 던진 질문 그 자체가 우리의 대답과 행동을 결정할텐데, 왜 사람들은 스스로에게 적합한 질문을 던지지 않는 것일까? 이것이 [스위치를 올려라]의 저자가 가진 기본적인 의문이었으며, 이러한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자기 스스로에게 던지는 올바른 질문, The Question behind the Question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핵심적인 메시지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동안 내 자신에게 또는 나와 함께 했던 많은 사람들에게 던진 질문들을 생각해 봤다. 그리고 가장 기본적인, 그러나 삶의 방향에 무척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 하나를 잊어 살아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바로 내가 어떤 결정을 하고 행동을 했던지 간에 이 모든 것의 시발점은 바로 내가 나에게 던진 질문이라는 점이었다.

 

직장생활 시절, 상관이 나에게 어떤 일을 맡기면 이런 생각을 먼저 했던 것 같다. 이일을 누구에게 시키지? (Who) 이런 일을 왜 나에게 맡기지? (Why) 아니면 이 일이 언제나 끝날 수 있을까? (When) 이 때 만약 내가 이 일이 어떤 결과를 원하는 것이지? (What)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하면 되지? (How) 와 같은 질문을 내 자신에게 던졌더라면 그 당시 내가 내린 결론보다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았을까!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QBQ질문들은 What(무엇을) 혹은 How(어떻게)로 시작한다. Why, When, 혹은 Who가 아니다. 그 이유에 대해 저자는 Why라는 질문은 곧장 불평이나 희생자적인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이고, When질문은 꾸물꾸물 늑장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Who는 비난으로 이어지기 십상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며칠 전 화장실에 세수하러 들어갔다가 바닥을 덮은 물에 미끄러져 크게 다칠 뻔한 적이 있었다. 그 날은 우리 아이가 샤워를 마친 직후이어서 화장실 바닥이 물에 흥건히 젖어 있었기 때문이다. 미끄러지면서 순간적으로 세면대를 잡았기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몸 어딘가가 크게 다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 때 순간적으로 내 머리 속에 떠 오른 질문, 누가 화장실 바닥을 이렇게 만들어 놓았어? 아마 이 질문을 잊지 않고 우리 아이를 만났으면, 그 아이는 그 날 나에게 무척 혼이 났을 것 같다. 샤워를 하고 나면 당연히 화장실 바닥이 물에 적을 수 밖에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또 야단치는 아빠 역시 샤워를 한 후에 물에 젖은 화장실 바닥을 그냥 놔두고 나온 적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아빠라는 이유 하나때문에.

 

그 순간 QBQ 가 떠 올랐다. 이런 질문이 과연 올바른 질문인가? 이런 생각을 하는 동안, 우리 아이의 행동 하나가 떠 올랐다. 내가 샤워를 하고 나온 후, 화장실에 다시 들어가 보면 아이가 깔아 놓은 듯한 수건이 항상 바닥에 깔려 있었던 것이 생각난 것이다. 바닥이 물이 젖어 미끄러우니까 거기에 수건을 덮어 놓은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드는 순간, 나이 50이 다 되어가는 아버지가 이제 고2가 된 아들만큼도 문제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질문를 스스로에게 하지 못한다는 것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저자는 QBQ, The Question Behind the Question 질문 뒤에 숨은 더 좋은 질문, 을 이렇게 정의한다.

 

   “QBQ는 순간순간, 보다 훌륭한 질문들을 던지고, 보다 나은 선택을 함으로써, 모든 계층의 지도자들이 개인의 책임감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하나의 도구이다.

 

저자는 올바른 질문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여건 속에서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일차적인 사람은 바로 당사자 자신이라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주인의식만이 자신에게 닥친 문제의 원인이나 이유를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거나, 또 남이 해 줘야 한다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대답을 하게 만드는 질문을 하지 않게 만들어 준다는 한다.

 

세상을 살면서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오직 우리 자신뿐이다. 그리고 이 말에 동의한다면, 우리의 부정적이고 부적절한 행동을 바꿀 수 있는 방법중의 하나가, 우리 자신이 얼마나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던, 그리고 얼마나 다양한 삶을 살아 왔던지 간에 상관없이, 그것을 결정하는 데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것, 즉 우리 스스로에게 어떤 질문을 할 것인가가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질문 뒤에 숨은 더 좋은 질문 The Question behind the Question 은 우리 자신을 한번 되돌아 보게 해 주는 것 같다.

 

    어떤 문제나 좌절에 봉착하게 되면 우리의 마음은 먼저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지?'라거나 '언제 다른 사람이 이 문제를 해결해 줄까?' 라는 질문으로 채워지는 경향을 보인다. 이런 질문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이해도 간다. (중략) 우리가 잠시 멈춰 서서 그런 상황에 처할 경우 가장 먼저 자연스럽게 떠 오르는 질문들의 뒤쪽을 살필 때에만 더 멋진 질문이 발견될 수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뭘까?' 라거나 '어떻게 하면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같은 말들이다. 이런 질문들을 던진다는 것은 초점을 우리 자신에게로, 그리고 상황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일로 돌린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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