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주간의 자기사랑 연습
로버트 홀든 지음, 오혜경 옮김 / 지식노마드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얼마 전부터 행복이란 단어에 관심이 많아졌다. 물론 예전부터 행복에 대한 책을 간간히 보긴 했다. 특별한 관심이 있다기보다는 행복해서 나쁠 건 없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어느 날, 행복에 대한 책을 보다가 문득 느낀 게 하나 있는데, 행복과 관련된 대부분의 책들이 매우 유사한 얘기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내용 전개방식이나 표현에서는 조금씩 다르지만, 다양한 저자들이 주장하는 말과 말을 연결시켜보면, 그 동안 다양하게 논의되었던 행복이란 개념을 좀더 구체적인 모습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문가들의 생각을 세분화하여 이리 저리 짜깁기하다보면 그들의 말들 속에서 공통된 사항을 찾아낼 수 있을 것 같았다.

‘행복’이란 단어 뜻은 무척 어렵다. 어떤 이는 감정이기에 특별히 신경 쓸 것 없다는 사람도 있고, 또 어떤 이는 행복이란 행동이기에 생각만으로는 찾아낼 수 없다고 한다. 게다가 어떤 이는 행복을 원한다는 것 자체가 지금 불행하기 때문 아니냐고 묻기도 한다.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나도 마음이 불안하고, 왠지 모르게 초조할 때 행복이란 책을 집게 되니 말이다.

이 책도 처음에는 그 동안 봤던 행복이란 책도 크게 다르지는 않으리라는 생각으로 집었다. 게다가 제목조차 행복이 ‘자기사랑’이란 개념을 강조하고 있어 행복을 크게 강조하지 않은 책이라는 선입관을 갖고 페이지를 넘겼다. 지방강의를 위해 내려가는 버스 안에서 책 보는 것 말고는 특별히 할 일도 없으니까.

그러나 책을 넘기면서 조금씩 눈이 커지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게 ‘아! 그렇구나’ ‘그래. 말 되네’ 하면서 연상 고개를 끄덕였다. 그 동안 행복이란 단어의 의미를 찾아보고, 행복을 얻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 건지 찾기만 했지, 이 책의 저자처럼, 내 안에 원래 있었던 행복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기 때문이다.

저자의 말 중에서 몇 가지 기억하고 싶은 게 있는데, 사실 책 전체를 다 외우고 싶다, 우선 행복은 이미 내 안에 있다는 말이다. 저자는 행복은 저 멀리 외부의 어딘가에 존재하는 게 아니라 이미 내 안에 있는 것으로 그것을 느끼면 된다고 한다. 바로 우리 본성 자체가 행복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행복을 저 멀리에서 찾는 순간, 우리는 행복과 더 멀어지게 되며, 영원히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파랑새 이야기를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아!’하고 와 닿은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저자는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하라고 한다. 즉 아침에 거울을 보며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 시험해 보는 것이다. 내가 나를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거울에 보이는 자신의 모습을 외면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저렇게 못 생겼나?’ ‘이그. 머리는 왜 저 모양이야?’ 하면서 자신의 모습이 싫을 때도 있다. 아니 매일 거울을 보는 것 자체가 두려울 수도 있다. 우리는 우리 모습을 지금 있는 그대로 보기보다는 누군가의 모습을 이상형으로 생각하며 살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행복계약에 대한 얘기다. 행복하려면 무엇인가 해야 하고, 얻어야 하기 때문에 ‘내가 행복하려면....’하면서 작성하는 계약서다. 나도 누군가 나에게 행복을 얻기 위해 필요한 것을 써 보라고 하면 아무리 못해도 열 개를 쓸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저자는 행복하기 위해 무엇인가 필요하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생각이라고 한다. 이는 마치 등산하는 사람들처럼 정상에 오르면 행복하리라는 생각을 갖고 고생하며 오르지만 막상 정상에 오른 다음엔 순간의 기쁨만 남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행복계약서에 쓴 내용이 없으면 불행할까? 글쎄다. 나도 이 책을 보면 행복계약서를 써 봤지만 내가 필요한 것과 행복한 것과는 조금 다른 얘기가 아닌가 싶다. 내가 행복하겠다고 마음먹는다면 거기에는 어떤 조건도 필요 없을 것 같다. 왜? 행복하기로 마음먹었으니까 말이다.

행복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리고 그 동안 행복에 대한 책을 몇 권 봤다면 이 책도 꼭 읽어보기 바란다. 예전에 봤던 책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새롭게 느낄 수 있다. 과거 책에서 본 내용이 기억나면서 ‘아! 그게 이런 의미였구나’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그 동안 출간된 책에도 이 책에 나온 내용들이 많다. 문제는 우리가 제대로 느끼지 못한 것뿐이다. 이 책에서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행복에 대한 책을 보지 않은 독자라면 이 책을 제일 먼저 읽어보기 바란다. 책에 나온 저자의 시각을 이해한 후, 행복을 정의한 다른 책을 본다면 이해 폭이 무척 넓어질 것 같다. 오래간만에 멋진 책을 봐서인지 마음이 풍성해 진 것 같다. 고마운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