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도록 마케팅하라 - 성공하는 비결서
김태근 지음 / 정인출판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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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을 정의하는 말은 많지만, 간단하게 표현하면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 그들을 만족시키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Marketing을 Marketing + ing라고 표현하여 이런 활동이 정지된 모습에 대한 대응이 아니라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활동이라 표현했는데, 시장 자체가 극적으로 변화하는 현재 상황을 무척 잘 표현한 것 같다.

수요가 공급보다 많은 시절, 아마 제 2차 세계대전 후가 아닐까 싶다,에 기업들은 나름대로 행복했다. 상품을 만들면 만드는 대로 팔려나가니 상품의 특징만 정확하게 전달하고, 내용에 하자 없다면, 또 가격만 적당하면 만사 OK였다. 그러나 생산설비가 발전하고 상품을 만드는 업체가 많아지면서 공급은 수요를 초과했고, 이때부터 기업은 재고처리 때문에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기업이 원하는 것을 만들기보다 상품을 구입할 고객이 원하는, 구입하고 싶은 상품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마케팅이란 용어가 중요하게 대두된 것도 이때부터다. 마케팅은 학문이자 실용이론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고, 시장을 따라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진화했다. 요즘은 고객의 가치 수준을 넘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마케팅 3.0이란 말까지 나왔다. 이제 소비자들은 단순히 좋은 상품, 마음에 드는 기업을 선호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위한 기업의 역할과 자세까지 따지는 수준에 도달했다.

처음에 이 책 제목을 봤을 때 무척 호감이 갔다. ‘마케팅’이란 주제를 무척 좋아하는 입장에서 마케팅의 전반적인 흐름을 다루는 서적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책의 목차를 봤을 때 내 생각이 맞았다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첫 장을 넘기면서 조금 혼란스러웠다. 평소 내가 마케팅에 대해 알고 있었던 기본구조와는 조금 다르게 내용이 전개되는 것 같았다.  게다가 책 서문에도 마케팅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 저자가 이 책을 왜 쓰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만 설명되었고, 일반 지식중심의 서적처럼 책의 구성방법과 전개 방식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혼란스러웠던 이유를 알게 되었다. 저자는 마케팅을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마케팅의 중요성과 활용성을 기업 성공사례를 통해 설명했고, 이 부분을 책 전면에 내 세웠는데, 아마도 맨 앞에서 다룬 내용이 나를 당황하게 만든 것 같다. 책을 넘기며 마케팅이란 하면서 기본적인 흐름을 따라갈 줄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후부터는 마케팅의 기본골격에 따라 설명했다. 즉 마케팅 마인드라는 기본 구조, Research - STP(Segmentation, Targeting, Positioning) - 마케팅 4P순, 그리고 마케팅관리부분이다. 특히 시장분석부분을 일반적인 분석 툴인 거시환경과 미시환경으로 나누고, 미시환경을 고객, 자사, 경쟁사라는 3C분석으로 좀 더 세분시켜 설명한 부분은 배울 게 많았다.

마케팅, 알면 알수록 어려운 논리인 것 같다. 마케팅은 이론을 알고자 하는 순수학문이 아니라 결과를 위한 실용학문이다. 그러다보니 많이 알아도 결국 사업을 성공시킬 수 없다면  ‘내가 마케팅을 안다’고 주장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을 읽다보면 아무리 어려운 시장, 소비자도 어느 정도는 일정한 방식으로 움직이며, 이를 찾아내 기업에 적용하는 방법도 어느 정도 일정한 룰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문제는 시장에 다가가고,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기업 입장에서 기본적인 규칙을 무시하고나 도외시함으로써 마케팅이란 의미 있는 시장접근 방식을 스스로 망친 것뿐이다.

책을 읽으면서 조금 아쉬웠던 부분은 마케팅이란 폭넓고 다채로운 논리를 세부적으로 설명하기 전에 전체적인 구조를 체계적으로 도식이나 그림을 통해 설명해 줬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점이다. 마케팅에 대해 얘기하다보면 세상의 모든 것, 기업의 모든 것을 다루지 않을 수 없다. 이런 폭넓은 지식은 아무리 쉽게 전달한다 해도 읽다보면 길을 잃게 된다. 나는 사람들이 마케팅을 잘 모르고, 이해하기 어렵다고 하는 건 세부적인 내용이 어렵기도 하지만 그들이 서로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그래서 마케팅을 활용하려면 어디서부터, 왜,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서 다음 과정과 어떻게 연관을 갖고 시장과 자사를 바라봐야 하는지 혼동이 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런 내용만 책 앞부분에서 좀 더 조밀하게 설명해 줬으면 마케팅을 쉽게 이해하는데, 또 기업에서 직원들을 훈련시킬 때, 더 나아가 학교에서 교재로 활용하는 데 무척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라는 확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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