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캣 copycats - 오리진을 뛰어넘는 창조적 모방의 기술
오데드 센카 지음, 이진원 옮김 / 청림출판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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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의 정의와 발생과정을 보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존재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신이 아닌 인간의 창조성이란 이미 있는 것을 활용해 만들어 내는 것인데, 이때의 첫 발자국은 대부분이 모방이다. 비행기가 만들어진 것도 하늘을 나는 새의 모습을 모방한 것이고, 헬리콥터도 잠자리의 비행방법을 모방한 것에서 시작했다. 교육 자체도 우리가 살아왔고, 현재 살고 있는 세상을 배움으로써 이를 기반으로 창조적인 삶을 살라는 뜻이고, 음식 하나를 만들 때도 기존의 요리법을 통해 최선의 음식을 만들고, 이를 통해 실수를 줄이자는 의미 아니겠는가. 세상에서 ‘모방’을 빼고 나면 남는 게 없을 정도로 인간사는 대부분 과거의 모습을 딛고 발전했다.

혁신과 창의력에서 자주 인용되는 세스 고딘과 김위찬교수의 논리인 Remarkable & 블루오션전략. 이들의 핵심주제는 최극단의 독특함과 기존시장과는 다른 차별화된, 경쟁없는 블루오션을 창출하라는 것이지만, 이들의 공통점도 기존의 것을 적극 활용하라는 말이다.(물론 약간의 변화가 사람들에게는 무척 새로운 것처럼 보이겠지만) 전자는 기존의 것을 확인한 후 그것이 대상으로 삼은 고객이 상상할 수 있는 서비스의 극단까지 가라는 말이고, 김위찬교수는 아예 자기 업종과는 다른 업종에 있는 성공적인 모델을 베껴 그들을 통합하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혁신의 시작은 모방이기에 ‘모방 없는 혁신이란 낭비’라고 거침없이 말한다. 그의 말 “소비자에게 돌아갈 혜택이 없는데도 특별한 뭔가를 만들기 위해 애쓰면서 다른 방식의 혁신을 추진할 필요는 없다”는 말은 기존의 것을 무시한 채 오로지 새로움만 찾다보면 소비자의 필요성과는 상관없는 자기만족을 위한 혁신이 될 수 있기에 조심하라는 의미다. 

저자가 자주 쓰는 말은 ‘창조적 모방가’이다. 이는 혁신과 모방은 한 수레바퀴를 구성하는 요소라는 말인데, “창조적 모방가는 혁신가와 모방가가 함께 공유하고 있는 역량의 플랫폼 위에 세워진다. 이런 플랫폼에는 광범위한 정보와 데이터를 분류하고, 여러 지역의 다양한 지식기반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포함된다.”고 한다. 즉 성공적인 혁신기업은 온전히 혁신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모방에 필요한 자질과 능력을 보유한 기업으로써 변화하는 환경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포함한 기업이란 의미다.

물론 모방이 성공을 보장하는 키워드는 아니다. 성공한 많은 기업들이 모방을 통해 시장을 장악했지만, 동시에 모방을 통해 도태한 기업도 많다. 성공적인 기업을 이루기 만들기 위해서는 모방 그 자체가 아니라. 모방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된다. 게다가 내가 모방할 수 있는 모델이라면 다른 사람도 쉽게 모방할 수 있을 것이고, 그들이 나보다 더 스피디하게, 더 세밀한 부분에서 강점을 주장할 수 있다면 그 순간 모방의 가치는 사라진다.

이 책 <카피캣>의 마지막 부분에 있는 혁신적 모방법칙 10가지는 새로움을 추구하는 마케터가 경영자라면 가슴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첫째, 혁신이 다는 아니다. 따라서 이미 있는 것, 또는 불필요한 것은 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갖고 모방하라. 이미 있는 것이면 갖다 쓰면 되지 않겠느냐는 말이다. 구지 직접 만들려고 애쓸 것 없이 말이다. 두 번째, 모방이 필요하다고 확신했다면 조직 내에 모방에 대한 가치를 전파하라. 혁신자는 공로자이고 모방자는 별 게 아니라는 분위기 속에서는 누구도 모방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세 번째, 경쟁사를 적극 모방하라. 다만 그들이 자신보다 나은 게 있다면 눈에 보이는 모습 자체만 모방하지 말고 그 안에서 구동하는 메커니즘도 함께 이해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상황변화에 대응하기 어렵고, 자사의 역량에 맞춰 자사화시킬 수가 없다. 네 번째, 가능하면 현 업종이 아닌 좀 더 먼 거리에 있는 이업종에서 모방하라. 현 업종의 모방은 그들과 동일한 모습을 만들어 줄 뿐이다. 본 내용은 앞서 말한 김위찬 교수가 누누이 강조한 말이다. 이 업종에서 사용하는 모델을 가져와 자신에게 적용했을 때 비로소 자신의 업종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모습이 된다는 말이다. 다섯 번째, 모방에서 주의할 사항은 모든 비즈니스모델과 운영방식은 상황에 따라 실현가능성과 효과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라. 음식업종에서 성공한 모델이 숙박업종에서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이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현지 상황에 맞게 재조정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눈에 보이는 외적인 모습 이외 그 모델을 구현하는 내부시스템까지도 확인해야 한다는 말이다. 여섯 번째, 한 두 개의 업체에서 모방하지 말고 가능하면 다양한 분야, 업종에서 모방하여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조각들을 최대한 확보하라. 그래야만 경쟁사가 원천을 파악하기 어렵고, 다채로운 색채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일곱 번째, 모방을 고려할 때 타이밍을 가장 중요시 여기나 성공적인 모방을 위해서는 이외에도 어디서, 무엇을 , 누구를 그리고 어떻게 할 것인지도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마라. 여덟 번째, 모방은 돈이 안 든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본질적으로 모방기업의 수준을 따라가려면 어느 정도의 비용은 감안해야 한다. 게다가 속도 있게 1위 기업을 모방했을 경우에는 그들이 끌어안을 위험도 함께 감수해야 한다. 따라서 모방과 함께 또 한 번의 도약, 즉 혁신해야 한다는 점이다. 아홉 번째, 내가 모방할 수 있다는 것은 남도 모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모방과 함께 이를 보호할 수 있는 수비 책을 강구해야 한다. 열 번째, “혁신하라. 모방하라. 그리고 혁신적 모방하라”는 말을 기억하자.

세상은 우리에게 모방하라고 한다. 세상의 모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고 베끼기 시합을 하도록 강요하는 것 같다. 과거 한 업체의 사업모델이 타 업체로 이전될 때까지의 시간은 의미가 없어졌다. 히트상품 하나가 세상에 깔리면 3개월도 안 되어 거의 유사한 기능의 상품이 절반 값으로 시장을 덮어버리는 세상이다. 그만큼  빠른 속도로 모방이 이뤄진다.

이젠 누가 먼저 모방거리를 찾아내 이를 체계적으로 복사하여 자기 것으로 만드느냐에 따라 승패가 좌우된다. 새로움만 찾다보면 모방을 통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경쟁업체를 쫒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살아남기 게임에서 이기는 방법은 분명하다. 앞서 말한 열 번째 사항. “혁신하라. 모방하라. 그리고 혁신적 모방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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