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전부를 걸어라
오병진 지음 / 시공사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나이 29살에 온라인쇼핑몰을 만들어 자신의 꿈을 이룬 사람, 오병진. 나는 이 책을 통해 그의 이름을 처음 알았고, 로토코라는 쇼핑몰이 있다는 것도 알았다. 평소 패션 같은 것에 별 관심이 없고, 옷도 예전에 구입한 것을 입고 다녀서인지 옷을 따로 구입한 적이 별로 많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구제’나 ‘빈티지’와는 거리도 멀고.

하지만 이 책 <너의 전부를 걸어라>를 읽으면서 저자를 꼭 한번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만든 쇼핑몰을 잘 모르지만, 책 내용 대부분이 사업을 할 때 반드시 유념해야 할 사항이고, 날이 갈수록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내용들이기 때문이다. 도리어 나는 저자를 생각하며 사업과 경영에 대해 전문적으로 공부한 적도 없는 사람이, 자신의 꿈을 키우겠다는 의욕 하나만으로 시작한 저자가 어떻게 이토록 정교한 사업구상을 할 수 있었는지 궁금했다. 좋은 의미로 장사꾼은 따로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내용은 그가 처음 시작한 로토코 쇼핑몰을 만든 내용부터 시작한다. 이 내용은 뒤에 나오는 사업철학을 대략적으로 보여주는 핵심적인 사항으로, 그의 추진하는, 그리고 추진할 사업 모두에게 적용될 저자 자신의 사업방향이자, 오병진이란 사람이 세상과 사업을 바라보는 시각인 것 같다.

그의 사업은 싸이월드의 미니홈피에서 시작했다. 모델로서의 자신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시작한 싸이월드에서 패션에 대한 정보를 열심히 만들어 올렸고, 이를 통해 사람들에게 그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특히 그의 패션 감각, 코디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그에게 사업가의 눈을 뜨게 한 것은 패션에 대해 질문들을 좀 더 쉽게 하자고 만든 벼룩시장이었다. 여기서 그는 자신이 입었던 옷가지와 악세사리 등을 판매했고, 그 성과를 보며 패션사업에 자신을 갖게 되었다. 물론 싸이월드에서 판매활동을 금지시킨 것이 결국 그를 독립 사업가로 내몰고 말았지만 말이다. 사람 팔자 알 수 없는 것 같다.

다음은 그가 지향하는 ‘사업 가치’를 알 수 있는 말이다. “대중의 관심은 늘 일정한 방향을 지향한다. 그것은 그때그때의 사회현상을 반영하지만 미래의 기회를 품고 있기도 하다. 나는 대중과 소통하고 그들의 관심에 귀를 기울이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어느 순간, 내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 깨닫게 된다.” 이 말대로 그는 항상 대중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피고 자신의 위치를 잡았다.

쇼핑몰의 컨셉을 잡는 초기에도 그는 가격중심의 쇼핑몰을 보며 이렇게 말한다. “쇼핑몰을 돌아다니다 눈에 띄는 상품을 봤을 때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이거 정말 예쁘다, 마음에 든다’일 것이다. 그 다음 어디 상품인지 궁금해지고, 마지막에 가격이 내게 맞는 수준인지를 따진다.”

물론 이런 식으로 상품을 구매하지 않는 사람도 있으리라 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가격중심의 쇼핑몰에서 문제를 느꼈다면 그것이 왜 문제라고 느꼈는지 이유를 분명히 알 필요가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불편하면 왜? 라는 질문 없이 떠나고 만다. 넘치고 넘치는 게 쇼핑몰인데 구지 고민할 필요가 없지 않겠는가.

하지만 오병진은 그 이유를 고민했고, 해답을 자신의 구매스타일에서 찾았다. 중요한 것은 그가 외계인이 아니라면 그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분명히 있을 것이고, 그들은 저자처럼 기존 쇼핑몰에서 실망했을 거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남은 문제는 그들을 120%, 즉 자신을 120% 만족시켜 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내면 된다.

그는 사업의 기본 방향을 이렇게 정했다. “첫째도 스타일, 둘째도 스타일, 셋째도 스타일” 그가 설정한 쇼핑몰의 핵심 컨셉은 ‘스타일이 살아있는 쇼핑몰이고 천편일률적으로 가격을 강조한 다른 사이트들과 달리 영상과 화면의 비중을 확대시킨 공간이다.

그의 모습이 보기 좋은 점은, 그리고 경영자로서 믿음이 가는 대목은 쇼핑몰을 구상하면서 실행한 거의 모든 것이 바로 앞서 이야기한 ‘스타일이 살아있는 쇼핑몰’을 구축하는 것으로 집중했다는 점이다.

동업자를 모을 때도 '스타일‘을 살릴 수 있는 기능을 가진 사람들을 중심으로 모았고, 쇼핑몰 이름도 스타일과 관련된 것으로 결정했으며,(로토고: 스타일리시한 남성) 쇼핑몰의 패션 컨셉도 ’나만의 스타일, 나만의 정체성, 나만의 이상향을 표현하는 패션‘으로 규정했다. 그러다보니 그가 쇼핑몰 오픈 전까지 시간을 투자한 대부분의 일이 영상과 이미지를 만드는 일이었다. 게다가 그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디지털카메라를 배제하고, 사람의 감성을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는 필름카메라를 고집했다. 현상료가 수백만 원이 나오는 상황에서도 말이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다.

책은 처음엔 로토고를 오픈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다음 장으로 그의 사업철학을 몇 가지로 나눠 자신이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것을 실행으로 옮기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 정리했다. 그 내용을 읽어보면 저자가 진행한 사업들이 성공한 이유를 가름해 볼 수 있다. 끊임없는 대중과의 대화, 그를 통해 찾아낸 남다른 컨셉, 컨셉에 목숨 건 사업, 그리고 고객에 대한 믿음. 말은 쉽지만 실행하긴 어려운 일들이다.

단순한 한 두 개의 문장으로 정리된 원칙 속에 사업성공의 열쇠가 들어있다면 당신은 믿을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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