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진이 되라 - 운명을 바꾸는 창조의 기술
강신장 지음 / 쌤앤파커스 / 2010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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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책이 무척 재미있다. 아마도 책에 나온 내용들을 대충 알고 있는 것이라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한 번 읽고 나서 필이 꽂혀 또 한 번 읽었는데 하루 정도 걸렸다. (물론 하루 종일 책만 읽은 것은 아니고). 필이 꽂힌 이유는 요즘 내가 쓰고 있는 저술원고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들이 많이 나왔기 때문인 것 같다. 호기심이라고 할까? 나와 같은 소재들을 어떤 식으로 활용했는지 궁금했다.

다만 내가 작성하는 원고와 다른 점이 있다면 저자는 창조성에 대한 본질이야기를 하고 있고(저자는 강의실에서 지식다루는 일을 했으니까), 내가 쓰고 있는 원고는 창조성을 활용한 결과물(필자는 현장에서 신규 사업을 관리했으니까)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만 다를 뿐이다. 아마도 최근에 나온 책들을 보며 창조성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다보면 누구나 다 비슷한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 같다.

책을 보며 세 가지 서로 다른 생각을 갖게 되었는데, 하나는 무릎을 치며 ‘맞아. 맞아!’ 했던 생각과 또 하나는 ‘이상하다. 왜 이 내용을 여기에서 사용했지?’ 하는 의아함,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 아닌가?’ 하는 문제의식이었다. 다시 말하면 창조성의 요인을 이야기한다면서 내용은 창조성 자체의 역할과 중요성을 반복하는 내용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책 내용 중에 마음에 깊이 와 닿은 부분은 내용 첫 부분인 ‘High Love', 두 번째인 ’High Pain & Joy', 그리고 마지막 부분인 ‘High Slow'부분이다. 저자 말대로 창조성이 자신만의  만족을 위한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누군가 대상이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런 경우라면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알기 위해서는 그의 시선을 따라가야 하는데, 이때 사랑이란 감정과 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 미칠 것처럼 사랑하기에 그가 하는 모든 것을 유심히 바라보고, 거기서 그가 원하는 것을 찾아낸다는 저자의 말이 무척 마음에 와 닿는다.

게다가 창조라는 개념을 상대가 원하는 것을 찾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것을 아픔으로 이해하여 아픔을 해결해 주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는 정의에는 나도 모르게 ‘맞아’ 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어찌 보면 흔히 듣는 말, 고객의 불만을 해결하라, 이지만 평범한 단어를 사랑하는 사랑과 아픔이란 표현으로 들으니 더 절실하게 와 닿았다.

그리고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기쁨을 더하라는 말은 어쩌면 모든 경영자들이, 상품개발자들이, 마케터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내용인 것 같다. 소극적인 개발방식이나 상대방의 비위 맞추기가 아니라 그들에게 진정한 기쁨을 맛보게 해 줘야겠다는 사명의식은 이 책을 단순한 경영, 마케팅 책이 아니라 기업철학을 논하는 진지한 책처럼 느끼게 해 줬다.

다만, 앞에서 말한 것처럼 조금 이상하다는, 즉 문제의식을 느낀 내용은 중간부분, 어떻게 보면 이 책의 핵심에 해당되는 부분인데, ‘High Time & Place', 'High Concept', 'High Touch'에 대한 내용이다. 그 중에서도 ’High Time & Place'는 최근 들어 기업에서 관심을 갖는 집객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부분으로, 이제 사람들은 시간을 보내는 방법에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매장이나 특정 공간을 관리하는 사람은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하면 시간을 잘 보낼 수 있는지 창의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말과 연결된 부분이다.

즉 이 말은 ‘시간과 공간을 새롭게 만드는 것’은 창의력이 필요한 중요한 결과물이지, 이것이 창의력이 요인은 아니라는 점이다. 예를 들면 이런 상황이다. 어떤 사람이 저자에게 물었다. “High Concept과 High Touch가 중요하다는데 어떻게 하면 그런 것을 만들 수 있을까요?‘ 저자는 답했다. ”창의력이 필요합니다“. 다시 물었다. ”그럼 창의력은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요?“ 저자는 답했다. ”예. High Concept과 High Touch적인 감각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만 저자의 의도가 창의력을 발휘하는 방법상에서 주제를 한정해야 하니 다른 것보다 시간과 장소라는 문제를 갖고 집중적으로 고민해 보라고 했다면 말이 될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이 역시도 창의력, 저자 말대로 오리진의 역할을 시간과 장소라는 특정 환경에 국한시키는 것은 아닌지....

하지만 앞에서 말한 생각은 필자 개인적인 느낌일 뿐, 모든 독자들이 다 나처럼 느낄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쨌든 이 책은 시중에 나온 다양한 책과 지식, 정보를 잘 버물려 창의성의 핵심을 설명한 책으로, 내용이 쉽고 재미있는데다가 여러 분야에 분산되어 있는 다양한 지식을 동시에 얻을 수 있게 만들었다. 짧은 시간을 통해 생각보다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특히 책의 앞부분과 뒷부분에서 저자의 생각을 논리정연하게 정리해 놨기 때문에 책에 나온 내용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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