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충분한 우주론 - 고전이론에서 포스트 아인슈타인 이론까지 비주얼 사이언스 북 1
다케우치 가오루 지음, 김재호.이문숙 옮김 / 전나무숲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우주의 역사 137억년.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시간이다. 맨 처음(책에서는 플랑크시대라고 한다) 하나의 기운에서 시작하여 이들이 뭉치고 팽창하면서 조그마한 물질로 변해버린 순간의 찰나(몇 분도 안 되는 순간이다) 그리고 어느 날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듯한 암흑의 시대(거의 30만년 정도의 시간)를 지나 우리가 아닌 은하계라는 것이 존재하기 시작한 우주. 그러나 우주는 지금도 일정모습으로 고정된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팽창하고 있다.

우리는 우주가의 진정한 모습이 어떤 것인지 가름하기 어렵다. 앞에서 설명한 것은 이론상의 얘기일 뿐이지, 누구도 확실한 증거를 제시할 수 없다. 최소한 우리가 이해하고 인정하려면 손에 닿거나 머리로 계산이 가능해야 하는데 우선 우주의 끝이 어딘 지 모르니 어떻게 상상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그 우주 안에 지구와 같은 행성이 얼마나 되는지, 그 행성 안에 생물이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무엇을 확실한 증거라고 설명할 수 있겠는가. 게다가 아직도, 앞으로도 계속 변할 우주이니 그 모습을 머리로 상상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우주는 오직 물리학과 수학의 계산공식에 의해 판단하는 정도다.

그러다보니 가끔 사람들은 수학공식처럼 말하는 우주의 모습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한다. 우주가 그렇게 간단한가요? 단순한 공식 한 두개로 계산될 정도인가요라고 말이다. 그러나 그 질문에 대해 명확한 답을 줄 사람은 없다. 우주의 끝을 가 본 사람도 없고, 설마 천체망원경이 발달하여 그 끝에 볼 수 있다손 치더라도 그 옆으로는 또 무엇이 있는지 어떻게 짐작할 수 있겠는가. 그저 그것을 믿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은 그 이상 더 정확한 답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오래전부터 인간은 하늘을 바라보며 그 속에서 인간의 신비를 파헤치고자 노력했다. 별의 모습을 천체망원경으로 확인하기 전에도 동양철학은 이미 지구를 둘러싼 태양계의 모습을 가정하고 그것을 통해 지구의 변화를 해석하고자 했다. 우리가 요즘 쓰는 일주일의 용어, 즉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그리고 금과 토, 일요일은 바로 월의 달. 화의 화성, 수의 수성, 목의 목성, 금의 금성, 토의 토성과 유사한 이름을 갖고 있고, 일은 태양이며, 월은 달 아닌가. 게다가 이와 같은 원리를 이용해 음양과 오행(목, 화, 토, 금, 수)을 함께 구성했다.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과학의 발달에 따라 망원경, 우주선, 인공위성, 물리학, 수학 등 인간이 사용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지식을 총동원해서 우주의 신비를 풀고자 노력했고, 그들의 노력이 모여 비록 가보지는 않았지만, 일정한 공간에 자리 잡고 있는 특정한 존재로서의 우주 신비를 조금씩이나마 풀었다.

이 책은 바로 이와 같은 인간의 노력을 한 권의 책으로 만들었다. 책의 분량은 많지 않지만 우주가 무엇이며, 그것의 탄생은 어디서 비롯되었고, 그 구조는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 그리고 앞으로는 어떻게 변할 것인지에 대해 다양한 이론과 함께 소개하며 설명했다. 그리고 우주란 무엇인가. 우주론과 천문학의 차이와 동일점은 무엇이며, 이와 같은 우주를 어떤 식으로 바라봐야 하는가, 우주의 온도는 얼마이고, 계속 팽창할 것인가 아니면 지금 상태를 유지할 것인가 등을 매우 쉬운 문체로 사진과 함께 풀어 놨다.

물론 책을 보다보면 가끔 어려운 수학 공식 같은 게 나와 수학에 재미를 못 붙이는 사람에게는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의 핵심은 일반인들이 이해할 수 없는 고차원방정식의 존재를 알려주자는 것이 아니라, 우주의 모습이 어느 정도는 일정한 법칙에 의해 움직인다는 것을 수학공식으로 보여주자는 것이기 때문에 바로 옆에는 공식을 활용해 우주를 어떻게 이해하면 되는지 정리해 놨다.

하지만 저자는 우리가 아는 우주는 인심 써서 말해도 전체의 4%밖에 안 된다고 한다. 4%. 그렇다면 아직도 96%는 모른다는 말인데 이를 갖고 우리가 우주를 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인지.(저자는 나머지 96%를 이루는 암흑물질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어쨌든 우주는 계속 변한다. 별 이름도 지속적으로 바뀌며 전체적인 모양도 바뀐다. 그리고 이런 우주의 변화 속에서 인간이 사는 지구도 역시 변하리라 본다. 그것이 어떤 모습이든지 간에.

그 동안 밤하늘을 바라보며 별 자리를 세워 본 사람이라면, 우주선을 타고 별나라를 가고 싶었던 사람이라면, 인간의 유한성에 회의를 느끼는 사람이라면, 또 그 반대로 삶이 허무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보라.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거대한 우주의 모습에 자신의 모습이 한껏 초라해짐을 느끼게 될 것이고, 그 안에서 인간 이외 거대한 어떤 존재를 어렴풋이나마 생각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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