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소비자의 탄생 - 그들은 무엇에 열광하는가
제임스 챔피 지음, 박슬라 옮김 / 21세기북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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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소비자의 탄생’. 제목만 보면 내용이 어떤 것인지 정확히 이해하기 어렵다. 혹자는 ‘아! 사람들이 착해져서 이제는 나쁜 기업, 즉 자기 이득만 취하는 기업,의 물건을 사지 않는다는 의미구나. 그래서 기업도 착해져야 한다는 걸 강조한 책 같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책을 읽어보면 단순히 사회봉사를 하고, 기업의 이윤을 사회에 재투자하는 사회지향적인 기업이 승리한다는 개념을 넘어 기업의 ‘진정성’을 소중하게 여기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으니 순간적인 행동보다는 ‘신뢰성’과 ‘기업의 진실됨’을 소비자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말이란 것을 알게 된다. 즉 상품판매와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전략적으로 소비자의 감성을 건드리는, ‘신뢰’라는 요소를 강화하기 위해 순간적인 마케팅 도구를 사용하는 기업이 아니라, 기업이 주장하는 가치와 한번 주장한 소비자에 대한 약속을 끝까지 지키는 기업만이  승리한다는 내용이다.

저자는 이 책을 전략, 마케팅, 인력관리, 영업이라는 주제를 갖고 쓴 두 번째 책이라고 하는데, 첫 번째 책은 [아웃스마트]란 책이다. 이 책은 전작인 [아웃스마트]가 끝난 시점부터 재기 넘치는 조직들이 어떻게 시장점유율을 늘렸는지 알려주기 위한 책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성공한 기업들이 가진 공통적인 DNA를 다음처럼 설명한다. 물론 이것이 저자가 책을 쓴 핵심목적은 아니라고 하지만 기억해 둘만한 내용 같다.

첫 번째, 회사 전체에 흘러넘치는, 꾸준한 성장과 탁월한 성과에 대한 야망, 두 번째, 전통보다 직관을 중요하게 여기는 마음가짐, 세 번째, 회사에 가장 어울리는 시장에 초점을 맞추는 집중력, 네 번째, 고객의 욕구와 필요에 따른 결정, 다섯 번째, 리스크를 필연적인 것으로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태도, 여섯 번째, 혁신을 모든 사람에게 꼭 필요한 과제라고 생각하는 사고방식, 일곱 번째, 딱딱한 규칙에 의해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 문화에 의해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행동, 여덟 번째, 해야 할 일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되 재미있어하는 업무태도다.

내용을 읽어보면 알 수 있겠지만 이것을 간단히 정리하면, ‘기업의 성장을 위해 고객에 초점을 맞춰 끊임없이 혁신하지만,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않고 변화 그 자체를 즐기는 기업, 또는 이와 같은 가치관을 가진 기업’이다. 

그리고 내용을 자세히 보면 우리가 평소 생각하는 혁신, 변화와는 달리, [혁신의 탄생]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혁신이란 단순히 소비자의 필요성에 따라 상품의 일면을 고치고 바꾸는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혁신에 대해서 이 분야의 전문가들이 기업에 묻는 게 하나 있는데, ‘왜, 누구를 위해 혁신하고자 하나요?’란 질문이다. 쉬운 것 같지만 막상 대답하려면 어려운 질문. 저자는 이 책에서 특출한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들을 통해 그 해답을 독자에게 전달한다. 즉 혁신의 목적은 기업이 아닌 고객에게 보다 많은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서이며, 이는 일순간적인 수단이 아니라 기업이 갖고 있는 가치 그 자체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야만 변하지 않는 항구적인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고, 소비자 역시 이런 기업을 보면서 안정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책에는 여러 가지 사례가 나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집카(Zip Car)’에 대한 이야기가 무척 흥미롭다. 저자는 목차에서 ‘모든 것을 경쟁자보다 더 많이 제공하라. 편리함은 기본, 대담한 가격정책을 펼친 집카’라고 소개하는데, 실제 집카를 애용해 본 사람들의 평가를 보면 이 회사가 고객에게 주고자 했던 것 이상으로 깊이 만족하는 것 같다. 한국에서 살던 사람이 미국으로 출장가거나, 방문할 때면 일반적으로 렌터카를 사용하는 게 관례처럼 되어 있는데, 요즘엔 많은 사람들이 ‘혹시 미국에 가게 되면 렌터카말고 집카를 사용하세요’라고 자신 있게 이 회사를 추천한다.

‘진정성’ 이는 다시 말하면 지속성, 개방성, 일관성과 유사한 의미를 담고 있는 단어다. 그리고 이제 기업은 그 동안 갖고 있던 마케팅에 대한 의식을 바꿀 때가 오지 않았나 싶다. 일순간 대량 광고를 통해 기업인지도를 높이고, 상품을 판매함으로써 이윤을 얻었던 시절은 이미 저 멀리 사라지고 이제는 기업도 인간관계처럼 신뢰성과 믿음을 소비자에게 줄 때만 존속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중요한 것은 기업 스스로가 무엇을 고객에게 줄 수 있는지 자신을 정확히 확인하여 고객에게 약속하고 이를 지키는 것이다. 마케팅은 영업이고, 판매이기에 ‘치고 빠지는’ 방식의 기업운영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세상이 되었으면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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