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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먼 웰스 : 붐비는 지구를 위한 경제학
제프리 삭스 지음, 이무열 옮김 / 21세기북스 / 2009년 10월
평점 :
커먼웰스. ‘공동의 부’란 뜻으로 인류가 함께 잘 살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저자가 사용한 단어다. 이영선 한림대 총장이 쓴 서문을 보면 ‘공유자신의 비극’이란 말이 나온다. 이 말은 공유자산을 만들면 관리가 안 된다는 의미로, 어떤 마을 한 복판에 마을 전체가 공유하는 호수가 있다면 마을 사람들이 호수의 물고기를 모두 잡아버려 고기의 씨가 말라버릴 위험이 크다는 뜻이다. 사람들이 자신의 현재이득을 위해 물고기가 계속 자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기보다 잡을 수 있는 물고기를 최대한 잡아버리기 때문이다.
공동소유라는 말은 좋게 말하면 모든 사람들이 함께 공동으로 관리한다는 말이 되기도 하지만, 현실은 항상 나쁜 상황으로, 즉 누구도 책임지지 않은 상황으로 전개됨으로써 공동자산 자체가 망가질 확률이 높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는 어떨까? 개인이 갖고 있는 몇 평 안 되는 땅 이외 거의 대부분이 공유자산으로 인류가 함께 살아가는 공간이다. 하지만 나무가 우거진 산도 자연환경이 그대로 살아있는 아마존 지역도 그것의 모습을 관심 있게 바라보며 내 것처럼 관리하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공해는 원하는 사람은 언제나 물고기를 잡을 수 있지만, 그것을 관리하는 사람이 없어 먼저 다음 사람의 몫을 생각하지 않은 채 잡아버린다. 결과는 어떻게 될까? 아마도 서로 자신이 먼저 이득을 얻고자 최첨단의 기계를 활용해 그 지역의 물고기와 해산물 자체를 멸종시키지 않을까 싶다.
요즘 지구상에서 가장 큰 관심은 환경이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공기, 물, 나무, 석탄 등의 기초자원이 오염되고 말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 많이 재배하겠다는 욕심 하나로 사용한 살충제와 제초제는 인간에게 득이 안 되는 모든 것을 죽어버림으로써 자연을 황폐하고 만들고 있고, 생각 없이 버린 하수는 강을 폐허로 만들어 버린다.
이 책의 저자는 환경문제는 인구문제와 기술문제가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켜 더욱 악화되고 있는데, 통제되지 않는 빈민국의 인구문제는 더욱 심각하다고 한다. 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환경을 폐허로 만들어버리기 때문이다. 게다가 과거와는 달리 인간의 부가 점차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소비는 극적으로 증가하게 되고, 이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더욱 급속도로 자연을 훼손시킬 수밖에 없다. 인구가 증가하고, 소비가 증가하고, 게다가 기술이 급속도로 변하는 상황에서 어떤 자연이 남아나겠는가.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세계 인구는 2050년까지 약 40퍼센트 증가하고, 세계의 1인당 소득 역시 4배가량 증가한다. 따라서 세계의 총소득은 대략 6배씩 늘어난다. 인간이 환경에 가하는 영향인 기술에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한 6배로 늘어날 것이다.”
문제는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몇 십 년도 안 되어 당장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물이 부족하게 되고, 우리가 먹어야 할 식량에 문제가 생긴다. 지금 당장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가져버리니 말이다.
물론 저자는 이와 같은 상황을 피하기 위해 옛날로 돌아가라는 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시장경제에는 긍정을, 그러나 시장사회에는 부정을 내세우고 있다. 즉 시장에서의 개인적 동기에 의한 경제발전은 인정하되, 사회전체의 커먼 웰스(인류공동의 부)를 위해서는 사회적 협력 체제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뻥 뚫린 하늘은 내 나라와 남의 나라간의 경계선이 없기에 한 나라의 공해는 바람을 타고 다른 나라로 넘어간다. 우리나라에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인 황사는 중국에서 오는 것이고, 북한에서 핵실험을 하면 그 여파가 우리나라에도 미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우리가 맞이해야 하는 미래의 세계는 지금 살아가는 인간들이 어떻게 인구문제와 기술문제, 그리고 환경문제를 처리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고, 이와 같은 문제는 한 나라, 한 지역 내의 문제가 아니기에 국제적인 차원에서 공조가 이뤄져야만 가능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문제는 세계인들이,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정책을 이끄는 지도자들이 이와 같은 상황을 알고 있으면서도 실행으로 옮기지 않는데 있다. 그들에게는 당장 시급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오늘 당장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구하고자 힘을 합치지 않으면 인간이 살아갈 지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수많은 자료를 통해 우리에게 세세히 그려주고 있다. 책을 보면서 지구가 낭떠러지를 향해 한발씩 걸어가고 있는 것을 느껴보기 바란다. 저자가 제시한 해법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