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 하면서 먹고살기 - 모든 직장인의 로망
양병무 지음 / 비전과리더십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먹고 살 수 있다’면 이처럼 좋은 일이 어디에 있을까? 누구나 다 바라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살기 어렵다고 말하는 것이 현실이다. 정말 그런가? 내 생각에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 오늘 먹을 쌀 한 톨 없는 사람에게는 꿈같은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내일에 대한 강한 희망이 있는 사람에게는 가능한 일로 느껴질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오늘 잘릴지 내일 그만둬야 할지 모르는 사람에게도 이런 말은 동화에나 나오는 환상의 이야기처럼 들릴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먹고 살 수 있다’는 말이 반은 맞을 수도 있다는 의미는  실제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살펴보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닐 수도 있다는 점 때문이다. 한번 생각해보자. 예전에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한 어부가 바닷가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다. 길 가던 사람이 ‘조금만 더 노력해서 배를 사면 더 많은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데 왜 그러고 있냐’고 물었다. 어부는 그 사람에게 물었다. 배를 사고 물고기를 더 많이 잡으면 뭐가 좋으냐고. 그 사람은 물고기를 많이 잡으면 돈을 더 많이 벌고 더 큰 배를 살 수 있다고 대답했다. 어부는 또 물었다. 더 큰 배를 사면 뭐가 좋냐고. 그 사람은 더 큰 배를 사면 돈을 더 많이 벌고, 그러면 당신이 하고 싶은 일, 예를 들면 돈 걱정 없이 한 낮에 부둣가에 앉아 고기를 잡을 수도 있지 않냐고 대답했다. 어부 왈, “지금 내가 그렇게 살고 있지 않소.”

우리는 뭔가 착각하며 살고 있는데,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그리 대단하고, 거대한 꿈이 아닐 수도 있는 상황에서 마치 그것이 황금궁전을 짓고, 떼 부자가 되어야만 가능한 것처럼 생각한다는 것이다. 물론 돈은 중요하고 세상을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내가 원하는 것을 하는데 필요한 것이 생각처럼 많은 돈과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은 것 같다는 말이다.

‘내가 하고 싶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먹고 살기’란 말을 조금만 바꿔보면, 일단 먹고 살 수 있을 정도의 돈을 벌면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삶이란 말로 바꿀 수 있고, 그때 이 말은 생각보다 간단한 일이 된다. 극단적인 예를 들어보면 3년 후 판사가 되는  꿈을 안고 오늘 공부할 책과 먹고 살 돈을 벌기 위해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며 밤에 열심히 공부하는 그런 모습이다.

나 같은 경우, 내가 좋아하고, 또 하고 싶은 일은 일주일에 하루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쉬는 것이고, 한 달에 한번 정도는 배낭 메고 정처 없이 걷는 것이고,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아무 차나 타고 종점까지 가는 것, 내가 하기 싫어하는 일은 가급적 안 하는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를 원 없이 사랑하는 것이고.

자. 이런 일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또 돈이 필요할까? 아마도 하겠다고 마음먹고 실행에 옮기면 생각보다 돈이 그리 많이 들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에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먹고사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쟁취하기 위해 열심히 살아왔다는 것, 그것 하나뿐이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에 그것을 이룩하기 위해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 그런 사람들이 먹고 살기 어려워 끼니를 때우기 못하며 살아갈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이 책에 나온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그들은 ‘최소한’ 하루 세끼를 먹을 수 있는 돈은 벌면서 자신의 꿈을 향해 한발 한발 디딘 사람들이고, 결국엔 자신의 목적지에 도달했다. 목적지가 저기인데 거기까지 걸어갈 힘이 없겠는가.

비록 그들은 하루일당을 받고 살아갔지만, 자신이 평소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일을 시작했지만 자신이 간직한 꿈을 향해 전진한다는 마음이, 또 해 보지 않은 일이지만 열심히 해 보겠다는 마음이 어느새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먹고 사는 상황으로 그들을 인도했다. 재미있지 않은가.

나는 이 책을 보면서 인생이란 게 무척 단순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봤다. 남들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저자가 소개한 사람들은 불가능하다는 것조차 인식하지 않은 채 그저 가슴이 뛰는 일을 찾아 그것을 바라보며 앞으로 나아갔고, 결국엔 도달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 과정 사이에서 힘들고 어려운 일도 있었겠지만 목적지가 그토록 가슴을 울릴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라면 고통 역시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는 즐거움의 한 부분이 아니었을까 싶다. 마치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등반대처럼 말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먹고 사는 것. 이렇게 말하면 어떤 생각이 들지 모르겠지만, 이것을 현실로 만드는 것은 가슴을 울릴 정도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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