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에 관한 11가지 생각
황준욱.유승호.김윤태 엮음 / 고려대학교출판부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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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대에 창의성이란 단어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하지만 항상 말은 하지만 창의성만큼 어렵게 느껴지는 것도 없다. 도대체 창의성이란 게 도대체 무엇인지 감을 잡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저 톡톡 튀는 생각을 말하는 건가? 아니면 일반사람들은 생각하지 않는 엉뚱한 발상을 얘기하는 것인가? 이도 저도 아니면 머리 좋은 사람이 어느 날 잠에서 깨어나 순간적으로 머리를 내리치는 번개를 통해 얻는 건가?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개인적인 역량인가? 창의성이란 단어 자체를 분명히 정의하기가 어렵다보니 어떤 사람은 세상이 창의적인 사람을 원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예 포기해버리기도 한다.

이 책은 창의성에 대한 여러 가지가 담겨있는데, 책에 담긴 단편들을 하나씩 읽다보면 평소 어렵게 생각했던 창의성이 손에 닿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뭐라고 단정 지어 설명하기 어려웠던 창의성을 무척 구체적으로, 또 상세하게 독자에게 전달해준다. 책 겉표지를 보면 조금 어려운 내용이 들어있을 것 같지만 안의 내용은 첫 인상과는 조금 다르다. 각기 다른 저자들이 쓴 내용들이 하나의 그림을 그리면서 창의성의 범위와 생성과정, 그리고 창의성에 대한 기본적인 정의를 하나씩 만들어간다.

책 내용 중에 창의성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던, 하지만 어렴풋이 알고 있어 정확히 인지하지 못했던 몇 가지 개념이 나온다. 창의성이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을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존재하던 것을 다른 관점에서 해석하는 것이고, 현재 존재하는 것들 간의 관계를 구성함으로써 새롭게 정의하는 것이라고 한다. 결국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만들어내는 것을 창의성이라고 한다. 평소 알고 있었던 생각과는 조금 다른 시각의 이야기들이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것이 맞는 것 같다.

창의성. 우리는 일반적으로 이런 것들을 보통 예술이나 디자인이란 곳에서 찾으며, 예술가 자체를 창의성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그곳이야 말로 기존에 존재하는 것을 새롭게 해석하거나 서로 간의 관계를 짜 맞춰 평소에는 알지 못했던 또 다른 뭔가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창의성에 대한 정의 중에서 돗 보이는 것은 저자 중의 한 명이 말한 내용이다. “인류사에 장구히 내려오는 것, 익히 보아 오던 것, 들어오던 것, 그런데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 그런데 무엇인가 보태어진 것, 그 살짝 열려진 틈새에 창의성은 존재한다.”

너무나도 현실도 동떨어진 이야기는 우리 마음에 와 닿지 않는다.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은 더더욱 그 내용을 인지할 수 없다. 최소한 우리가 창의성, 창조력이라고 느끼려면 가능할 지도 모를 일, 평소 알고 있었지만 저자가, 작가가 만든 것을 보면 그럴 수도 있다고 인정하는 선에서만 창조성이라고 인정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그것은 창조성이 아니라 미친 소리가 되지 않겠는가.

책 내용 중에 창조성의 원천을 논하는 글이 하나 있다. 즉 창조성이 개인적인 것인가 사회적인가에 대한 것이다. 글의 결론은 창조성은 분명 인간의 갖고 있는 재능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그것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사회적인 여건이 필요하고, 그것을 키워줄 수 있는 지지자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와 같은 주변적인 사회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아무리 창의력이 뛰어난 사람도 그저 생각이 남다르다, 독특하다는 선에서 끝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자신의 능력, 이를 발휘할 수 있는 특정의 공간, 그리고 지지자. 이것이 바로 창의력을 키워주는 기본적인 삼각 축이라는 말에 우리나라는 어떠한지 잠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창의성. 이제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적인 역량이 되었다. 모든 것이 넘치는 세상에서 남과 다른, 나만의 가치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그들과 다른 무엇인가를 보여줘야 하고 이것이 바로 창조성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창조성을 키우기 전에 그것이 무엇이며, 어떤 과정을 통해 발전되어나가는지 아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이 책은 짤막한 단편들이 모여 있는 책이라 창의성이란 하나의 주제에 대해 단락마다 깊이 파고들지는 않았지만 여러 사람의 다양한 시각들이 자유롭게 전개됨으로써 창의성이란 단어 하나에 대한 다양한 면을 함께 볼 수 있다. 물론 그들을 하나의 모습으로 만들어 창의성의 모습을 만드는 것은 독자의 몫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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