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수업 - 상처받고 지친 영혼을 치유하는 인생의 지혜
제럴드 G. 잼폴스키 지음, 막시무스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저자는 세상의 모든 것은 있는 현실 자체가 아니라 내가 그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렸다고 한다. 무척 단순하면서도 진리에 가까운 말이다. 동일한 상황에 처한 두 사람이라도 그 일에 대한 태도가 다르고 받아들이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느 날 상관이 직원 세 명을 불러 야단치기 시작했다. 일이 잘못된 탓이다. 아마도 야단맞을 동안 기분 좋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야단맞는 것은 육체로 치면 매를 맞는 것이나 진배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동일하게 상관에게 불려가 야단을 맞았다고 해도 그들이 모두 같은 반응을 보이지는 않는다. 어떤 사람은 자신이 잘못한 것을 반성하고 다음부터는 잘해야지 마음먹는 가하면, 어떤 사람은 상관이 자신의 잘못된 점만 찾아내 트집을 잡는다고 씩씩거리기도 하고, 더 심하면 회사 더러워서 못 다니겠다며 사표를 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결국 동일한 사건이지만 그 일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나에게 와 닿은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된다는 말이다. 특히 이 책의 전반적인 주제는 사랑과 두려움, 용서와 관련된 상황에서는 우리들이 가진 태도가 무척 중요하다는 것을 절감한다.

이 책은 1970년대에 쓰여 진 책이다. 지금부터 거의 40년 전에 출간된 책이다 보니 책 내용이 무척 낮 익다. 오랜 세월동안 많은 사람들이 저자의 이야기를 여러 곳에서 인용하고 해석하면서 자신의 글을 썼기 때문인 것 같다. 간단한 문장으로 핵심만 저술한 저자의 글에 앞뒤좌우에 해석을 붙이면서.

하지만 반세기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고 해서 이 책의 가치가 떨어졌을까. 그 동안 많은 변화가 있다고 하지만 인간의 본성은 별로 변하지 않은 것 같고, 특히 저자가 말하는 사랑과 두려움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도 계속 진행 중이다. 어쩌면 지구상에서 인간이 멸망할 때까지도 계속될 주제인지도 모르지만.

저자는 인간이 가진 감정에는 두 가지 감정이 있는데, 하나는 사랑이고, 또 하나는 두려움이라고 한다. 사랑이 있으면 두려움은 함께 할 자리가 없지만 두려움이 생기는 순간, 사랑은 저 멀리 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러 책에서 그 동안 많이 들어본 말이다. 하지만 이 내용을 실감하고 자신의 마음에서 사랑을 키우고자 하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저자는 공격이란 두려움의 표현이고 무엇인가 자신이 원하는 게 있다는 표시라는 말을 했지만, 그런 시각으로 자신을 공격하는 사람을 바라보며 이해하려고 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40년 전에 한 이야기지만 말이다.

아마도 사람들은 ‘마음의 평화를 얻는 것은 자기 하기 나름이다’라는 저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지도 모른다. ‘그래. 어차피 내가 그 일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린 것이니까’ 하면서. 하지만 돌아서는 순간, ‘왜 세상은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하지’ 푸념하는 게 우리다.

나는 이 책과 같은, 거의 고전과 같은 책을 볼 때면 조금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너무나도 명백한 이야기들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향수 같은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이제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것을 알고 있기에 왠만한 말에는 귀를 기울이려 하지 않고, 그저 새롭고 또 새로운 것만 찾는 지식노마드같이 되어버렸다. 이런 세상 속에서 과거의 것은 지나간 유물과 같은 대접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나간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는 관념 속에서 말이다.

최근에 나온 책 중에서 이 책과 유사한 주제를 갖고 쓴 책이 몇 권 있다. 그것들과 이 책의 내용을 놓고 문맥분석을 해 본다면, 아마도 거의 동일한 시각으로 작성된 책이란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들이 주장하는 바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내 자신을 먼저 들여다보고, 우리가 신처럼 믿는 ‘자아’라는 게 바로 우리의 시각을 왜곡시키는 최대의 적이라는 주장 같은 것이다.

하지만 독자들은 두 책 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할까? 물론 책이란 것은 동일한 주제라도 저자에 따라 다르게 표현할 수밖에 없고, 독자는 그 다름에 이끌려 책을 선택하는 게 당연한 상황 같지만 아마도 ‘최신’의 것을 고르지 않을까. 40년 전에 이미 다 한 말을 아직도 진리를 찾듯이 이곳저곳을 헤매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이 조금은 처량한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