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조론 - 시대를 초월한 인생 지침서 6 시대를 초월한 인생 지침서 6
새뮤얼 스마일즈 지음, 북타임 편집부 옮김 / 북타임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사무엘 스마일즈가 쓴 책을 한 권 더 가지고 있는데 몇 년 전에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인생을 최고로 사는 지혜>라는 책이다. 원 제목은 ‘Self Help'로 지금 이 책과 같은 책이다. 하지만 책을 읽어보면 맨 앞 장에 나오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라는 문장 이외에는 모두 다르다. 번역된 내용은 물론이고, 목차도, 분량도 다르다. 두 책을 유심히 바라보지 않으면 완전히 다른 책이라고 느낄 정도다. 물론 원저를 편집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부분을 보완하다보니 이렇게 되겠지만 말이다.(혹시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건 아닌지..)

하지만 만약 두 권의 책이 같은 책이라면 나는 북타임에서 나온 책이 좋은 것 같다. 약간 고지식한, 딱딱한 문체로 쓰여 있는 것이 언뜻 보기에는 평소 보는 문장과는 조금 다르고, 어색하게 보일지 몰라도 현대인이 아닌 1800년대에 살았던 사람이 쓸 수 있는 문장으로서는 더 적절하다는 생각이 든다. 당연히 저자의 목소리에 더 가까워지는 것 같고.

이 책은 워낙 유명한 책이라 추가적으로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지만 출판이란 것이 일반화되지 않을 당시 밀리언셀러로써 위치를 차지한, 1900년대에 일본에서도 초베스트셀러가 되었던 책이라면 책 내용의 가치는 더 이상 말할 필요는 없다. 현재 우리가 즐겨 찾는 자기계발서의 원조이기 때문이다.

책 내용은 무척 딱딱하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이야기하듯이(원래 그런 목적으로 작성된 것도 있지만) 원론적인 면을 무척 강조한다. 성실, 인내, 자기책임 등 유혹에 쉽게 빠질 수 있는 젊은이들에게 성공이란 것이 무엇이며, 인생이 어떤 것이고, 험난한 삶의 파도를 헤쳐 나갈 때 유념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강한 어조로 말한다. 하지만 책 내용을 보면 낮 설거나 어색하지는 않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많은 부분들이 요즘 우리가 흔히 접하는 자기계발서의 근본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많이 들어본 내용들이다. 자기계발서를 보고 실천하는지의 여부를 떠나 머리로는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이다.

자! 이 책에 나오는 내용 중 몇 가지를 이야기해보자. 우선 인간의 성장과 자조 간의 관계다. 그는 세상이 아무리 편해도, 법률이 아무리 공정해도 가난한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열심히 일하고 노는 사람은 놀 수밖에 없다고 한다. 세상의 이치가 그러하듯이 자신행동에 대한 결정은 스스로 하는 것인데 그것을 누가 조장한다고 해서 가능하겠냐는 말이다. 어떻게 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지만 우리는 이와 관련되어 자주 실수를 범한다. 예를 들어 교통신호를 안 지키기에 법규를 더 만들고 벌금을 높인다. 일자리가 부족하기에 일자리를 강제적으로 만들기 위해 경영자들을 정부가 몰아 부친다. 학교 공부를 더 시키기 위해 공부연수를 늘리고, 졸업할 수 있는 조건을 까다롭게 한다. 뭐 이런 것들 아니겠는가.

하지만 저자는 이런 것도 필요하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다른 데 있다고 한다. 인간 개개인이 하고자 하지 않으면 아무리 법률이 복잡다단하고 세밀하게 만들어져 있어도 안하는 사람은 안하기 때문에 실제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려면 외적인 문제보다는 인간 내적인 자조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것을 보자. 저자는 천재성보다는 ‘지속성’을 무척 중요하게 여긴다. 무엇이든지 자신의 꿈을 이루려면 이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하며, 노력 그 자체가 순간의 순발력보다는 하나의 습관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떤가? 습관의 중요성. 요즘 자기계발 책에서 자주 보는 내용 아닌가.

또 하나, 나에게 무척 강하게 와 닿은 부분인데 목차 중 ‘진짜 지식과 가짜 지식’이라는 제목으로 되어 있는 내용이다. 저자는 여기서 독서, 지식에 대한 문제를 거론한다. 그는 이런 식으로 말한다. 아무리 책을 많이 봐도 그건 남의 경험에 불과하다. 책에서 얻은 지식을 지혜로써, 자신의 생각으로 발전시키지 못한다면 그건 단순한 유희나 지적 취미와 다를 바 없다. 적당히 술을 마시면 취하겠지만 마음의 자양분은 늘지 않듯이 책에 취한 것 자체가 자신의 인격과 지혜를 늘려주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결국 지식의 양보다 지식을 얻는 목적이 훨씬 더 중요한 문제이기에 더욱 풍요롭고 가치 있는 인생을 보내려면 독서 그 자체를 갖고 이야기하기보다 지혜와 인격 함양을 논하라는 말이다. 빨리 읽고, 많이 읽고, 다양하게 읽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말이다. 

지식, 능력, 기교, 태도, 역량. 요즘 같은 세상에서 살아가려면 당연히 필요한 것들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자기계발과 변화를 실현하려면 스스로 자조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최근 나오는 얄팍한 책들보다 ‘자조’라는 말 자체를 만들어낸 사람의 사상을 직접 체험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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