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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나를 만나러 가는 길 - 아무도 나를 사랑해주지 않는 날을 위한 셀프카운슬링북
바바라 포르스터 지음, 이덕임 옮김 / 열음사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저자 말대로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감정의 기복을 겪는다. 아침에는 밝은 태양과 맑은 공기 덕분에 힘차게 집을 나온 사람이 점심을 먹고 나서부터 나른해 지더니 저녁때는 ‘내가 왜 이렇게 살지?’하는 허무감으로 풀이 죽는다. 누가 뭐라고 한 것도 아니고 특별히 나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자기 혼자 흥이 났다 풀이 죽었다 하며 하루를 보내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상황을 자신도 많이 겪었고, 또 누구에게나 생기는 것이기에 큰 문제는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자주 그런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책 앞 ‘들어가는 말’에 보면 우울한 상태를 측정하는 간단한 질문이 있다. 거기에 의하면 ‘한 달 동안 아무도 나를 사랑해주지 않는 날이라고 느끼는 날이 5일 정도면 ’정신차려야 할 1단계‘라고 한다. 한 달 동안 5일이라면 평균 잡아 일주일에 한번 꼴인데.
어쨌든 우리는 세상 사람이 자신만을 주시하는 듯 느끼며 혼자 조심스러워하고, 힘들어한다. 실제는 전혀 그렇지 않는데도 말이다. 그저 잠깐 실수한 것도 다른 사람이 자신을 지켜보며 책망이나 하듯이 두려워하고, 말 한 마디에도 실수할까 겁나 말을 더듬는다. 문제는 이와 같은 강박관념이 자신을 더욱 안으로 움츠리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 책은 사람들이 평소 느끼는 감정을 적절하게 처리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 말대로라면 음식 만들 때 사용하는 레시피 처럼 글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이면 책 내용을 보고 따라 하기만 하면 된다고 한다. 현재의 상황과 이에 대한 진단, 그리고 즉각적인 처방과 장기적인 처방을 별도로 작성해 놨기 때문이다.
책에는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 설명되어 있다. 자기 스스로를 평가 절하하는 상황에서 벗어나는 법, 자신도 잘 이해가 안 되는 복잡다단한 감정을 정리하는 법, 자기 안에서 동시에 살고 있는 여러 개의 자아를 다독거리는 법. 외롭고 쓸쓸할 때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법. 쓸데없는 고민으로 인해 머리 아플 때 이를 해소하는 법, 그리고 실연으로 인해 상처받는 마음을 치료하는 법과 아무도 자신을 사랑해 주지 않는 것 같은 날에 스스로를 위로해 주는 법이다.
이들 중에 가장 관심 있게 봤고, 책을 덮은 후에도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3장인 여러 개의 내면 자아를 관리하는 방법이다. 내용은 사람 마음속에는 3개의 분리된 자아에 대한 것으로 어린 아이 모습의 자아, 부모로서의 자아, 어른으로서의 자아이다. 어린 아이 모습의 자아는 어린 시절의 기억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자아로 어린아이처럼 충동적이고 감정적인 모습이다.
또 하나 부모로서의 자아는 어린 자아를 관리하는 역할의 자아로 어린 자아가 문제를 일으키거나 말썽을 피우면 실제 부모처럼 그를 나무라고 훈계하는 자아다. 저자는 이 자아가 무척 중요한 데 이 모습은 자신의 부모를 보고 그대로 닮는다고 한다. 따라서 부모에게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경우 이 자아가 무척 약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른으로서의 자아다. 이 자아는 앞의 두 자아를 조정하고 제 3자의 입장에서 자아의 의견을 판단하는 자아로 어른스러운 태도를 통해 사람의 모습을 성장시킨다. 하지만 어른 자아의 능력과 어른스러움도 개인마다 달라 어떤 때는 문제를 야기 시키기도 한다.
사람들은 평소 이 세 개의 자아들끼리 싸우기도 하고, 토론을 벌이기도 하면서 살아가지만 이들이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거나 조정하지 못하게 되면 당사자는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누구 말이 올바른지 판단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자는 자신안의 목소리가 들릴 때에는, 특히 여러 가지 목소리 중에서 어떤 것이 옳고 그른지를 알기 위해서는 평소 각각의 소리를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얘기해준다. 즉 계속해서 솔직하고 자유롭게 자신을 관찰하면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또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라는 말이다.
우리는 항상 즐거울 수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어려움과 고통은 외부에서보다는 내면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처방을 갖고 있다면 얼마나 편리하겠는가. 이 책이 이런 기능을 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