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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비치 - 꿈꾸던 삶이 이루어지는 곳
앤디 앤드루스 지음, 강주헌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저자가 쓴 책을 본 것이 이것으로 3권 째다. 맨 처음 본 것이 ‘폰더씨의 위대한 하루’였고, 두 번째 본 책이 ‘폰더씨의 실천하는 하루’, 그리고 세 번째로 본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저자가 쓴 책을 보면 내용이 간략해서 저자가 독자에게 무슨 말을 전해주고 싶은 지 분명히 알 수 있지만, 소설처럼 흥미진진한 부분은 조금 떨어지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외국에서 나온 스토리텔링 책이 대부분 이런 식인 것 같다. 이야기로서의 재미 보다는 저자가 독자에게 전해주고 싶은 주제를 분명히 규정짓고 이를 직접적으로 설명했다. 누군가 제 3자의 입을 통해. 즉 설명문으로 쓸 내용을 군더더기 없이 독자가 알기 쉽게 약간의 이야기를 더해 설명한 것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나온 것들은 조금 스토리 전개 자체가 복잡하다. 뭐라고 할까. 감정이입을 위해 앞뒤좌우에 여러 가지 보조물들을 붙였다고 할까. 좌우간 좀 길고, 어떤 것은 일부러 감정을 자극하려 애쓴 흔적도 보인다.
어쨌든 저자는 오렌지비치라는 독특한 지역 하나를 선정하여(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곳)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문제를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소개한다. 어떻게보면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자주 부딪치는 문제들이다. 저자는 존스라는 노인을 통해 그 동네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그들에게 기쁨을 선사한다. 저자가 사람들에게 하는 말을 들어보면 ‘아! 맞아’하는 탄성이 저절로 나온다. 평소 우리가 보던 세상을 또 다른 시각에서 보여주기 때문이다.
몇 가지 이야기를 요약해 보면, 한 남자가 있는데 그의 문제는 걱정과 고민거리가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성격이 주변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든다. 존스는 그에게 묻는다. 혹시 머리가 좋다는 소리를 듣지 않느냐고. 그 남자가 그렇다고 하자 존스는 똑똑하고 상상력 풍부한 사람들이 고민도 많고 걱정거리도 많다고 한다. 이유는 똑똑하고 창의적이어서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이런저런 일이 벌어지면 어떻게 될까 상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미있지 않은가?
존스는 그 남자에게 당신이 하는 고민 중에 대부분은 쓸데없는 고민이란 것을 인정하기만 하면 된다고 하면서 고민을 구체적으로 해부한다. 즉 전체 고민거리 중에서 40%는 앞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 30%는 대부분 과거에 이미 일어난 일, 12%는 건강과 관련된 일, 그리고 10%는 남의 생각에 대한 쓸데없는 걱정이다. 그럼 남은 게 8%인데 존스는 이게 그 남자가 고민해야 할 진정한 걱정거리라고 한다. 당신은 어떤가?
또 하나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 손자까지 본 70대의 할머니가 자기 집 앞에 있는 나무의자에 앉아 한숨을 쉬고 있다. 남편은 죽었고, 아이들은 이미 손자까지 본 상태에서, 자신이 앞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생각하며 한숨 쉬고 있다. 그때 존스가 나타나 할머니에게 이야기를 한다. 우리가 호흡하는 한 살아있는 것이고, 아직 살아있다는 것은 세상에서 해야 할 일을 끝내지 못했다는 의미다. 즉 우리의 목표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목표를 아직 이루지 못했으면 그건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아직 살아보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따라서 이제 아무 것도 할 것이 없다고 고민하기보다 아직 살아있는 자신을 보며 내가 앞으로 무엇을 이뤄야 할 것인지 생각해 보라고 한다.
존스의 말을 들어보자. “삶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아직 살지 않았다면, 최악의 시기를 맞았더라도 앞으로 더 크게 웃을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있는 겁니다, 더 큰 성공을 기대하고, 더 많은 아이를 가르치고 도와주며, 더 많은 친구를 만나 좋은 길로 인도할 거라고 확신할 수 있는 겁니다, 그게 희망의 증거입니다.”
[아직 살아있다는 것은 아직 삶의 목표를 이루지 못한 것이다.] 예전에 영혼과 관련된 책에서 비슷한 문장을 봐서인지 무척 인상 깊은 내용이다. 그 책에서는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자신이 세상에 태어나 해야 할 일을 완수했을 때라고 한다. 물론 사람들은 아직도, 아직도 하면서 아쉬워하지만 영혼이 인간으로 태어날 때 하기로 한 것을 완료했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그렇다면 나도, 당신도 아직 세상에 태어난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의미가 되며 존스 말대로 가장 중요한 삶의 부분을 남겨두고 있다는 말도 된다. 멋지지 않은가!
저자가 이 책에서 전달하고자 한 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세상은, 자신의 위치는, 상대방의 모습은 어디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데 사람들은 그 중에 하나만을 보면서 진리라고 우긴다는 것이다. 따라서 삶이 불만스러우면, 삶의 의미를 못 느낀다면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 예전과는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라는 것이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이 책에 나온 주인공 존스의 말을 듣다보면 관점을 바꾼다는 게 어떤 것인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