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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빅뱅 Marketing BigBang - 브랜드 마케팅의 성공비결 39
이장우 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인터넷이 우리에게 가져다 준 변화는 무척 많지만, 무엇보다도 정보의 공유, 그것도 실시간으로 전 세계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비행기를 타고 하루를 가야하는 곳에서 발생한 일을 집에 가만히 앉아 인터넷 속보로 알 수 있으니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하지만 이로 인해 사람들은 무척 피곤해졌다. 모르는 게 약이라고, 그냥 넘어가도 될 일을 알게 되었으니, 이런 경우를 보고 아는 게 병 인 것 같다. 아무 것도 모른 채 뱃속 편하게 살 수 있는 자유마저 포기한 셈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누구보다도 머리 아픈 사람은 기업에서 마케팅을 담당한 사람이 아닐까 싶다. 자신보다 더 많은 것을 아는 사람들에게 팔 상품을 개발해야 하니 얼마나 답답할까. 예전 같으면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일도 이제는 누군가 한 마디 던지면 금방 벌떼같이 여론이 조성되고, 뭔가 하나만 문제가 생겨도 여기저기서 떠들어대니 조용히 지나갈 수 없게 되었다.
게다가 아무리 공들여 만들어도 장사가 잘되면 어디선가 짝퉁이 나와 자기 시장을 뺏어가고, 아무리 좋은 것을 만들어도 다음 날이면 그보다 더 나은 제품이 매장에 앉아있다. 이런 상황에서 믿을 것은 마케팅밖에 없다고 외치지만 글쎄.... 마케팅이 요술방망이도 아닌 상황에서 그것만 바라본다고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 뭐든지 잘, 제대로 써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을 보면 마케팅에 대한 두 가지 생각이 떠오른다. 하나는 마케팅이란 것이 이토록 중요한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다. 고객은 분명히 무엇인가를 원하고, 기업은 그들이 바라는 것을 제공함으로서 이윤을 얻는다. 그러나 아무리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갖췄다 한들 고객이 그것을 알지 못하면, 또 안다고 해도 제대로 알리지 못하면, 제대로 알린다 해도 어디서 사야할 지 모른다면 말짱 꽝 아니겠는가. 게다가 세상이 하도 급속도로 변하다보니 오늘 알게 된 마케팅 기법이 내일이면 고물이 되고 만다.
저자의 생각 중에서 기억나는 것 몇 가지 살펴보자. 우선 감성마케팅에 대한 말이다. 즉 감성이란 고객지갑이 두둑하고, 배가 부를 때 이야기지 요즘처럼 불황기에는 크게 빛을 못 본다는 말이다. 즉 소비자들이 실속을 찾기 때문에 감성은 두 번째 문제라는 것이다. 내 마음 하나 좋겠다고 턱없이 비싼 상품을 사지도 않겠지만 꼼꼼한 구매버릇 때문에 상품의 기능과 효능 등에 더 주안점을 둔다는 것이다. 단지 예쁘다, 보기 좋다. 뭔가 다르다는 느낌 하나로 상품을 구입하지는 않는다.
또 하나는 스토어브랜드의 득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제조업자가 장악했던 상품개발권을 유통업체가 자사고객을 기반으로 가져가다 보니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죽을 맛이다. 경쟁사와 싸우기도 바쁜 상황에서 자신의 물건을 팔던 놈과도 싸워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게다가 유통파워를 통해 자기 것보다 더 싸게 팔고 있으니 밀리지 않을 수 없다. 이마트에 가면 코카콜라 옆에 800원까지 콜라가 놓여있고, 농심라면 앞에 300원이 싼 이마트라면이 놓여있는 것이 이것이다.
세 번 째는 브랜드파워의 문제다. 브랜드가 강하다고 해도 마냥 좋은 것은 아니라고 한다. 저자는 브랜드의 가치는 강하면 강할수록 해당 상품의 카테고리와 운명을 같이함으로써 그 상품군이 밀리면 함께 가치하락이 발생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필름시장과 운명을 같이 한 코닥, 후지필름이고, 즉석카메라와 운명을 함께 한 폴라로이드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모든 마케팅의 근간에는 브랜드가 있다고 한다. 저자가 브랜딩 쪽에 관심이 많아서인지 브랜드에 대한 중요성을 무척 강조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그는 미래 마케팅이란 주제를 브랜드 가치와 운영이란 측면에서 다르고 있는데, 그 때 메가 브랜드, 파워 브랜드, 슈퍼브랜드로 나눠 개별 상품들의 특징과 이에 대한 핵심적인 마케팅 전략을 소개한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내용들과는 조금 다른 시각.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그래. 맞아” 하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도록 재미있게 쓰여 졌다. 우선 문장이 무척 간결하고, 단순히 자신의 이론만을 주장하기보다 기존에 존재하는 상품들의 사진과 설명을 보며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마케팅이란 어려우면서도 단순한 것 같다. 어렵다는 의미는 내가 아닌 남을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고, 쉽다는 의미는 나도 고객 중의 한 명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나는 나를 일목요연하게 정의하기가 어렵지 않은가. 그러다보니 누군가 세상 돌아가는 것을 하나의 논리에 맞춰 정리해 주길 바라게 되고, 이 책이 그런 역할을 해 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