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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나에게 - 미래의 나에게 보내는 희망편지
매트 슬라이.재이 패트리키오스 엮음, 김인숙 옮김 / 스타북스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십 년 후 우리의 모습은 어떻게 변해있을까? 그리고 그때 십년 전, 지금의 모습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좋았던 나빴던 되돌릴 수 없는 자신의 일부를 바라보면서 말이다. 사람들은 항상 미래를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보다는 나아졌으리라 확신하며 앞 날을 그리워한다. 하지만 마음과는 달리 현재 상황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한 자신의 모습도 자주 발견한다. 지금 내 앞에 놓인 힘든 일을 마치면 그 대가로 미래에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고 믿지만 지금 당장의 어려움을 이기지 못해 포기하는 경우다. 머리는 미래를 꿈꾸지만 가슴은 현재에 묶여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사람들이 미래의 자신에게 글을 써 저장한 후, 자신이 원한 시기에 그 글을 다시 보게 되는 어떤 사이트에 대한 책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올린 글 중에서 공개로 설정한 글만을 골라 구성했지만 글쓴이가 무척 많다보니 내용들도 풍부하다.
내용을 읽어보면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 어떤 사람은 미래의 자신에게 이러저러한 일을 하지 말라고 충고하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지금의 모습에 대해 안타까워하며 미래의 자신은 반드시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가하면 또 어떤 사람은 자신의 부모를 생각하며 만약 이 메일을 받았을 당시에도 부모님이 살아계시면 정말 잘해주라고 부탁하는 사람도 있다.
이 책에 나온 글들을 읽어보면,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기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미래의 모습을 희망적으로 본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지금은 비록 부족하지만 아마도 내 자신이 언젠가는 철이 들어 현재 모습보다는 나아지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희망을 미래의 나에게 확인해본다. ‘십년 후의 너는 지금의 나보다 많이 달라져 있겠지!’ 하는 식의 표현이다.
누군가 나에게 십년 후의 나에게 편지를 써보라고 하면 무슨 말을 쓸까? 순간 떠오르지는 않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일단 지금의 내 모습을 설명하고 십년 후의 나에게 물어볼 것 같다. 이런 식 아니겠는가. “너는 지금 어떤 모습이야? 지금 내가 생각하는 모습 그대로 변해있어? 지금보다는 더 낫겠지?”
하지만 이런 말을 하면서도 마음 한 구석에서는 분명히 지금보다 더 나아졌을 것이란 확신이 없다. 아마도 예전과는 달리 나이가 들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세상을 겁 없이 치고 나가던 시절은 이미 지났고 이제는 조용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시절이 왔다는 선입감이다. 그리고 십년 후면 내 나이 60인데, 사실 그때의 모습이 상상되지는 않지만. 그 나이에 지금보다 더 나아지면 얼마나 나아질까 하는 의구심 때문인 것 같다.
‘퓨처미(사이트 이름)’의 의미는 무척 크다. 비록 나처럼 십년 후의 내 모습을 정확히 그려보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그 때가서 지금 쓴 편지를 보면 마음만이라도 새롭게 될 것 같다. “아. 십년 전에 내가 이런 생각을 했구나. 그리고 이런 모습이 되려고 무척 애를 썼구나‘하는 마음 말이다. 그러면서 당시의 모습을 바라보며 혹시라도 내가 원했던 모습이 아니라면 다시 한 번 해보자는 마음이 생길 것 같다. 한 장의 편지이지만 이런 마음가짐을 갖게 해 준다면 멋진 일 아닌가. 게다가 내가 나에게 심정을 고백하고, 십년 전 나에 대해 돌아볼 수 있게 해 줄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그리고 이런 사이트를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잠시라도 자신의 미래를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준 매트와 재이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