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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자본주의에 도전하라 - 영악한 자본주의 뒤집기
전병길.고영 지음 / 꿈꾸는터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사회적 기업. 요즘 주변에서 가끔 듣는 말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업의 지상과제는 이윤 창출이었고, 주주를 행복하게 해 주는 기업만이 시장에서 대접받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제 기업도 이윤만 챙길 것이 아니라 기업이 활동하는 사회를 생각하고, 소외받은 계층을 위한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세상이 왔다.
존 나이스비치, 유명한 학자로 메가트렌드라는 책으로 널리 알려진 사람이다. 그가 쓴 2000년대의 메가트렌드 책을 보면 예전 1990년대에 쓴 것과는 다른 대목이 눈에 띈다. 즉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주장하는 양심적인, 선한 기업의 모습이다. 그는 이제 세상 사람들이 과거 돈만이 최고라고 주장하던 마음가짐에서 자신을 되돌아보며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 가고자 하는 의식이 성장하고 나눔의 기업, 봉사의 기업, 사랑의 기업을 선호하게 되었다는 말이다.
사람의 마음이 점차 착해지는 것인지, 아니면 의식수준이 높아지는 것인지, 이도 저도 아니면 미래 이기주의, 즉 현재 방탕하면 미래에 피해를 보기에 지금 이 순간 자제하며 미래의 행복을 유지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커진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세상은 그렇게 변하고 있다. 그의 책에서 두드러진 기업의 모습은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기업이고, 이런 기업이 주가도 높고, 수익률도 높아진다고 한다. 증거자료도 있다.
이 책은 그 동안 출간되었던 사회적 기업 관련도서들의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이다. 사회, 책임, 기여와 같은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이 분야의 여러 갈래, 즉 사회적 기업, 사회책임투자, 공정무역 등 많은 사람들이 일정분야에 대해 중점적으로 써 냈던 개별 분야, 들이 서로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으며, 그들 간의 역할조합을 통해 어떤 결과를 도출하는 지 구체적으로 정리해 놨다. 각각에 대해 알고 있었던 사람이 이 책을 보면 이들 간의 관계와 서로가 돕고 도와주는 상생 구조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저자들이 주장하는 핵심 단어는 ‘새로운 자본주의’다. 과거 수익과 효율성 중심으로 성장해 온 자본주의가 이제는 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도달했기에 이제는 변해야 하는 데 그 방법이 바로 사회책임, 공존의 태도라는 것이다. 그들은 이것을 통해서만이 우리의 안정된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공정무역 하나만을 봐도, 과거에는 힘 있는 나라가 힘없는 나라를 대상으로 거의 착취와 같은 수준으로 ‘부’를 자기 나라로 이동시켰다. 최소한의 급여, 아니 정확하게 표현하면 자기 나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천박한 근로조건과 환경 속에서 거의 공짜와 같은 수준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이를 고가로 판매함으로써 이윤을 챙겼다. 그들은 자신들을 비난하는 주위여론에 이렇게 말했다. 이런 것이 나쁘다고만 하지 말고 자신들이라도 이렇게 하지 않으면 그 나라 사람들은 굶어죽을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도 답변하지 못하는 질문이 하나 있다. “그래서 그들이 예전보다 더 행복해 졌나요?”
마이크로 크레딧은 또 어떤가? 가진 것이 있는 사람에게만 돈을 주고, 실제 돈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한 푼도 대출해 주지 않은 금융시스템. 이러한 불합리한 구조를 개선하여 많은 사람들이 자본주의의 혜택을 입을 수 있도록 새롭게 만든 금융시스템을 우리는 마이크로 크레딧이라고 한다. 이런 시스템은 보증이나 담보가 없지만, 일하고자 원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힘으로 뭔가 해 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돈을 저렴한 이자로 빌려줌으로써 그들의 생활을 도와주는 이와 같은 시스템이기에 기존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만들어지기 어려운 구조다. 하지만 자본주의의 대표라고 하는 미국조차 결국엔 인도에서 만들어진 마이크로 크레딧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았는가!
사회적 기업과 이를 중심으로 지원하는 사회책임투자, 공정무역, 그리고 가진 것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마이크로 크레딧과 같은 새로운 비즈모델은 기업으로서 이윤을 얻고, 동시에 사회에 기여한다는 멋진 기업모델이다. 다만, 기존 기업들과 경쟁해야 하는 시장 논리로 인해 그들보다 더 효율적이고, 독특한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 어려울 뿐이다.
이 책을 통해 그 동안 여러 곳에서 배우고, 알고, 느꼈던 사회책임과 관련된 기업, 지원자조직 등의 구조를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