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젠테이션 챔피언
제임스 캐플린 지음, 윤재원 옮김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프레젠테이션. 예전만 해도 특별한 사람이 특별한 일로 특별한 상황에서 하는 것으로만 알고 있던 일이다. 자신이 아는 것을 남에게 전달하는 수단이 아니라 뭔가 큰일을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 있게 주장함으로써 상대방을 설득하는 작업. 그러다보니 프레젠테이션이 필요할 때는 보고자를 고르는데 심사숙고하지 않을 수 없었고, 행사(예전에는 프레젠테이션 자체를 행사로 생각했다)있기 일주일 전부터는 부서의 모든 사람이 모여 보고 자료를 작성하느라 밤샘하기 일쑤였다. 부서장은 당연히 옆에서 보고 자료를 어떻게 만들었느냐고 독촉하며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보였고.




그러다보니 파워포인트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은 매우 우수한 사람으로 평가받았고, 다른 것 아무것도 할 줄 몰라도 이것 하나만 잘해도 회사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이제 파워포인트는 대학생이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보고용 범용소프트웨어가 되었고, 예쁘게 만드는 것도 온라인사이트를 뒤지면 별도로 디자인된 예쁜 템플릿이 넘치는 상황이 되었다. 파워포인트를 못 쓰면 기획일은 고사하고, ‘너 대학 나왔어?’ 하는 소리를 들을 수밖에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이제는 ‘예쁘게’가 아니라 알차게, 더 나아가 목적에 맞는 보고자료 작성법이 시급한 상황이 되었다. 내가 맨 처음 파워포인트를 사용하여 브리핑 자료를 만들어 폼 잡고 설명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말이다. 물론 이런 상황에서 아직도 파워포인트를 사용할 줄 몰라서 보고서 작성 자체를 부하 직원에게 의존하는 팀원, 부장급 직원도 있지만 말이다.




이 책 프레젠테이션 챔피언은 제목을 들었을 때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다. 오랜 기간 동안 수많은 파워포인트자료를 만들고, 이를 가지고 설명을 했건만, 아직도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은 주변사람들의 불만이 한 가지 있었기 때문이다. ‘분량이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 내 딴에는 자세한 내용을 전달해야 실속 있는 자료라고 생각하여 열심히 보고자료를 만들고, 엄청난 분량의 자료를 담아 보고했건만 그 고생도 모른 채 하품만 하는 임원들을 보면 어느 누가 짜증이 안 나겠는가?




하지만 나는 누가 뭐라고 해도 그 상황을 굳굳하게 버텼다. 왜냐하면 아무리 설득을 위한 자료이지만 뭔가 결정을 요하는 자료라면 가능하면 자세하게 만드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생각 때문이다. 내가 보고한 것들은 스티브 잡스처럼 신상품을 외부사람들에게 설득하고 만든 자료가 아니라 잘못하면 회사의 생돈이 그대로 날라 가 버릴지도 모를 사업계획서들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 첫머리를 보며 나도 모르게 뒤통수가 아파오는 것을 느꼈다. 왜냐고? 내가 그 동안 사서 고생한 것 같았기 때문이다. 특히 저자의 말, ‘연설과 프레젠테이션은 엄밀히 다른 것이니 따라서 프레젠테이션은 연설과는 달리 해야 하는 데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프레젠테이션과 연설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말은 마치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내가 바쁜 임원들, 클라이언트를 앞에 두고 연설을 했다니....




이 책은 저자 스스로 경험한 것들을 GOER라고 하는 네 가지의 접근방법을 사용하여 설명한다. 즉 프레젠테이션을 보다 적절히 준비하려면 Goal, Outline, Elaborate, Refine의 단계를 밝으면 된다는 것이다. 특히 맨 처음에 있는 Goal의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주 잊어먹는 내용이다.




자신이 프레젠테이션을 잘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보고하라는 말만 들으면 머리가 지끈거리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자신의 장점을 더욱 빛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고, 반대로 부담스러운 사람들은 부담감을 줄일 수 있는 여러 가지 좋은 이야기가 많이 담겨져 있다. 특히 이 말, 프레젠테이션에 참가한 사람들은 당신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보기 원한다,은 보고에 대한 부담을 많이 줄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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