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보여주는 21세기 과학
레오 김 지음, 김광우 옮김 / 지와사랑 / 200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죽음’이란 무엇일까? ‘영혼’은 존재할까? 한번 태어나 죽으면 모든 것이 그만인가? ‘영성은?’ ‘죽은 후 다시 태어난다는 종교이론은?’ ‘사후생이 있는 건가?’




인간이 종교를 믿으면서부터, 또 종교를 찾게 되는 이유 중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 의문점들이다. 어쩌면 종교란 살아가는데 힘을 얻자는 것이긴 하지만 죽음과 쇠퇴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함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다양한 종교의 교리 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것을 선택하지 않는가.




하지만 누구도 이에 대한 해답을 줄 수는 없다. 살아있는 사람은 죽어보지 않은 사람들이고, 따라서 사람이 죽어 무슨 일을 어떻게 했는지 알 수가 없다. 다만, ‘임사체험’을 한 사람들을 통해 그들이 죽은 후(정확하게 말하면 뇌파와 심장 박도이 멈춘 상태) 어떤 것을 경험했는지 물어보는 방법뿐이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가 쓴 ‘사후생’을 보면 임사체험을 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몇 가지 공통점을 정리해 놨다. 즉 그들이 죽는 순간부터 영원으로 들어가기 직전까지의 과정에, 물론 임사체험을 경험한 사람들이 살았던 지역과 나라에 따라 문화적인 색채는 다르지만, 거의 유사한 모습들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인간이 죽으면 에테르 상태가 되는데  그때 자신의 죽은 몸을 공중에서 내려다보는 것이나, 보고 싶은 사람을 생각만 하면 순간적으로 그의 곁으로 이동하는 것, 눈이 부실 정도의 하얀 빛으로 된 문을 본다는 것 등이다.




하지만 로스박사의 책이 스터디 셀러처럼 팔리는 이유 중의 하나는, 그녀의 글 솜씨나 지명도를 떠나, 로스박사가 글을 쓰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 과학적이라는 것이다. 즉 특정 상황에 처한 특정인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있는 임사체험한 사람들을 다양하게 조사하여 이를 기록하고, 다시 요인별로 분석하여 나온 결론이란 것으로 조사방법론 중 인터뷰 방식을 택했다.




만약 이 글이 과학이라는 이름 속에서 이뤄지지 않고, 특정 개인의 경험담을 쓴 책이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도 세상에 나온 수많은 종교서적처럼 특정인만이 보는 소수의 교리서처럼 되었을 것이다. 결국 우리는 언제부터인지 참과 거짓에 대한 기준, 즉 우리가 이해하고,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대부분의 경험과 지식을 과학이란 이름 하에서 찾고 있다.




이 책의 재미가 여기에 있다. 과학과 종교, 영혼과 이성, 육체와 에너지 등 평소 전혀 다른 세계에서 존재했으리라 믿었던 주제들 간의 관계를 현재까지 발견된 다양한 이론과 경험치를 통해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도 아주 진지하게 말이다.




현대 과학의 핵심은 무엇인가? 전자학, 에너지학, 영양학, 노화의 문제? 사람들은 결과론적인 측면에서 컴퓨터와 전산망, 네트워크, 우주선을 생각하겠지만 이 모든 것의 기반이론은 물리학, 화학과 같은 기초학문이다. 세상의 흐름과 사물 간의 관계, 이들의 구성요소 등 세상 만물의 이치를 과학적으로, 아주 합리적으로 설명하고 해석하기 위해서는 물리학의 발견 없이는 불가능하며, 사물의 구조를 이해하고 이들 간의 자연적인 연관관계를 이해하기 위해서 화학분야에 대한 지식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핵은 누가 발명했을까? 그렇다면 화약은? 우주선의 연료는? 이런 식의 질문을 파고 들어가면 결국엔 기초학문분야로 들어갈 수밖에 없고 저자는 이와 같은 분야의 지식을 통해 정신과 영혼,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를 설명한다.




이 책을 읽어보면 우리가 아는 지식이 얼마나 사소한 것인지 깨닫게 된다. 저자는 우리가 아는 것은, 여기서 우리는 나, 당신이 아니라 인류 전체를 말한다, 실제 존재하는 것의 4% 정도라고 한다. 즉 96%는 모르는 상태라는 것이다. 그나마도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부분까지, 그래서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까지 합치면 그것의 범위는....




하지만 저자는 인류가 지금까지 찾아낸 지식들을 총 동원해 무지의 부분을 나름대로 모자이크해 나간다. 그리고 종교라는 분야, 영혼, 정신, 에너지 등의 분야를 조심스럽게 설명한다. 하지만 읽으면서 고개가 끄덕거려진다.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이지만 현재 있는 것을 가지고 추론할 수 있는 인간의 머리가 정말 대단하다고 느끼면서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