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바꾸는 미로 여행 - 자기 자신을 발견한 사람은 행복하다
알렉스 로비라 셀마 지음, 송병선 옮김 / 청림출판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세상을 살다보면 모든 것을 팽개치고 어디론가 떠나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 하는 일이 귀찮고 희망 자체가 없다고 느낄 때다. 이런 때는 아무리 마음을 다시 잡으려 해도 잘 되지 않. 모든 것이 부정적으로 보이고 어떤 일을 해도 잘 손에 잡히지 않는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주변사람이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들리지 않는 상황이라면 말이다.




우리는 이럴 때 먼 곳으로 기차여행을 가거나 사방이 확 트인 곳으로 가 소리라고 지르고 싶은 생각이 종종 든다. 아무도 없는 것에서 주변 사람의 눈치 보지 않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다보면 불만이나 걱정, 울분, 답답함 들이 몸 밖으로 나오면서 시원해 질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음은 굴뚝같지만 몸이 안 움직일 때도 많다. 마음이 많이 지치면 움직이는 것 자체도 귀찮아진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과거를 되돌아보면 이런 상황의 대부분은 나로 인해 야기되었다는 것을 깨달을 때가 많다. 지나가고 나면 아무 것도 아닌 것을 당시에는 순간의 두려움을 이기지 못해 안절부절못하면서 스스로를 괴롭히는 경우들이다. 




이 책은 한 여성이 마트에서 해고당한 후 자신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다. 물론 여행가겠다고 마음먹고 발길을 옮긴 것은 아니고, 죽고 싶은 마음에 남들이 가지 말하는 숲 속으로 들어가면서 시작된 것이다. 그녀는 음침한 숲 속에서 할머니를 만나게 되고, 거기서  백프로 당첨된다고 하는 복권을 받아 끝이 어딘지 알 수 없는 숲으로 들어간다. 물론 아프라카 밀림 속을 헤매는 탐험대 같은 이야기는 아니다. 동화 속에 나올듯한 아기자기한 마을과 요상한 여관, 은행이 나오고 조그마한 난장이도 나온다.




이들의 역할은 주인공에게 왔던 곳으로 돌아갈 수 있는 힌트를 줌과 동시에 주인공 자신의 모습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어떤 때는 귀찮은 듯한 표정으로, 어떤 때는 사랑에 넘치는 표정으로 주인공과 대화를 나누면서.




주인공은 장애물 하나를 지날 때마다 의미 있는 질문을 받는다. ‘지금 무엇을 하는가?’ ‘어디서 오는가?’ ‘어디로 가는가?’등. 처음에 주인공은 자신이 미로에 빠졌고, 그래서 길을 찾는다는 식으로 대답했지만 그런 답은 항상 틀린 답이었다. 그들이 원했던 답은 주인공의 상황을 물었던 것이 아니라, 주인공 스스로 자신의 내면을 바라봐주길 원했던 것이다. 결국 주인공이 알아낸 정답 유형은 “나는 내 자신...”으로 시작하는 답이다. ‘나는 내면의 나를 찾고 있어요’ 등이다.




결국 그녀는 미로를 벗어나는 길을 하수아비를 통해 알게 되었고, 그 길을 따라가 보니 빨간 담 벽이 있었다. 그 너머가 바로 그녀가 미로를 벗어나는 길이다. 하지만 되돌아가는 길을 찾는 순간, 그녀는 잠에서 깨어났다. 그 동안 그녀는 미로를 헤맨 게 아니라 나무 그늘 밑에서 잠을 자며 자신의 내면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가 미로의 꿈을 통해 깨닫은 것은 아주 단순하지만 중요한 것, 바로 자기 안에 있는 어린 시절의 모습이었다. 모든 것이 아름답고 신기하기만 했던 그 시절, 친구들과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즐겁고 놀던 그 때의 마음이다.




결론은 참 아름답다. 그리고 미로를 찾아다니던 주인공의 모습이나, 그녀 거쳐 가는 여러 상황 역시 동화 같은 분위기면서도 일반 사람들이 쉽게 구상할 수 없는 독특한 이야기다. 하지만 책을 보면서 뭔가 와 닿는 것이 별로 없었다. 밍밍하다고 할까. 뭔가 저자가 우리에게 주고자 한 것은 분명히 있는데 그게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어린 시절의 모습을 되 찾아라? 그것 하나만을 위해서는 너무 돌아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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