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고래의 실천 - 켄 블랜차드 자기경영 실천편
켄 블랜차드 외 지음, 조영만 외 옮김 / 청림출판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대학교에서 강의를 할 때 매 수업시간마다 학생들에게 책이야기를 해준다. 본 수업을 진행하기 전에 30분정도 시간을 할애해서 학생들이 알았으면 하는 주제에 대한 책을 소개하고, 그 책에서 무엇을 느끼면 되는지, 그 내용이 우리의 삶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이야기해준다. 여기서 ‘이야기’란 의미는 “저자는...” 또는 “책에 나와 있는 내용은...”식으로 독서하랍시고 책 소개를 한다는 게 아니라 책에 나와 있는 내용을 기반으로 나와 너의 이야기를 해 준다는 의미다.

딱딱한 전공수업을 하기 전에 책이야기를 해주면 학생들의 수업몰입도가 무척 높아진다. 어쩌다 진도 때문에 막 바로 본 수업에 들어갔을 때와 비교해보면 수업에 대한 몰입도가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아마도 책이야기를 통해 배워야겠다는 마음가짐이 생기고, 공부에 대한 부정적인 의식이 긍정적으로 바뀌어서 그런 것 같다.

가끔 사람들과 강의에 대해 이야기하다 이런 말을 하면 사람들은 나에게 힘들지 않냐고 묻는다. 매주 한 권씩 책을 소개하는 것 말이다. 물론 매주 책 한권을 이야기해주려면, 소개할 책 한권을 고르기 위해 3~4권을 봐야 하고, 그 중에서 고른 한권의 책 내용을 완전히 이해해야하기 때문에 부담스럽긴 하다. 그리고 내가 책에 담긴 의미를 학생들에게 정확히 전달했는지 걱정될 때도 있다. 어떤 때는 학생들이 읽기엔 조금 어려운 책도 이야기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업 중에 나를 바라보는 학생들의 표정 속에서 뭔가를 깊이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마다, 한 학기를 마치고 학생들이 나에게 고마움을 표할 때마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뿌듯함을 느낀다. 그들 스스로가 책을 보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가끔 나를 보고 “책밥푸는 아저씨”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아쉬움이 남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학생들의 태도와 행동이 배우는 것과 일치하지 않는 것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아무리 좋은 이야기를 들어도 그때뿐이고, 시간이 지나면 자신이 무엇을 배웠는지, 당시에는 나도 변해야지라고 결심했던 것 자체를 잊어버린다는 점이다. “그저 좋은 이야기를 들었으니 됐어” 하고는 그만이다. 물론 배운 것을 모두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배우는 순간 뭔가를 결심했다면 그것만이라도 변화되어야 하지 않을까?

다이어트를 원하는 사람들, 그들은 한 가지 다이어트 방법에 실패하면 또 다른 다이어트 방법을 찾아 나선다. 자신이 예전에 실패한 이유는 방법이 잘못된 것이라고 확신하면서 말이다. 나는 그런 사람을 보면 어딘가에 파랑새가 있는 것처럼 생각하며 신기루를 찾아 헤매는 사람들처럼 보인다. 계속 또 다른 무엇인가를 찾아다닌다.

살이 찌는 이유는 너무나도 단순하다. 먹은 만큼 내 보내지 않기 때문이다. 다이어트 방법은 먹은 것 이상 몸 밖으로 내보내도록 좀 더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배설 방법을 정리한 것뿐이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하지만 어떤 방법을 사용하든지간에 자신의 의지가 필요하다. 예전에 사용했던 방법이 자신의 의지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면 새로운 방법 역시 결과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한 곳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성격은 다른 곳에 가서도 마찬가지인 것처럼.

이 책은 이와 같은 상황, 즉 자기계발에 많은 사람들이 그토록 열중하면서도 아무런 변화를 얻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이에 대한 해결방법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한다. 책장을 처음 넘겼을 때는 너무나도 뻔한 이야기를 무엇 때문에 구지 책까지 만들었을까 궁금했지만 내용을 읽어보며 저자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가 평소 생각하지 못한 허점을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었다.

저자는 원인을 세 가지로 이야기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반복하라고 말한다. 그가 말한 원인은 첫째, 지식을 너무 많이 흡수하기 때문이며, 게다가 지식습득이 쉽다보니 그것만을 쫒아 다닌다고 한다. 둘째, 부정적인 의식 때문이라고 한다. 도움이 될 말을 들어도 일단 부정적인 시각으로 내용을 받아들이다보니 그것이 행동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니 정확히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셋째, 의지의 문제다.

이 책은 바로 이와 같은 세 가지 원인을 어떻게 해결하면 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이야기체라 이해하기도 쉽고, 게다가 우리가 평소 궁금했던 점들을 미리 지적해 설명했기 때문에 책을 천천히 읽다보면 저자의 생각에 동참하게 된다. 자신의 변화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