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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 속에서 마음 다스리기 - '마음의 속도를 늦추어라' 두 번째 이야기
에크낫 이스워런 지음, 박웅희 옮김 / 바움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요즘 세상은 무척 익사이팅하다. 현란한 네온사인, 시끄러운 음악, 거기에 맞춰 춤추는 사람들. 이 모두가 새로움과 재미를 위해 움직이는 모습들이다. 게다가 영화는 여기에 하나를 더해 과거에는 만화에서나 가능했던 것들을, 감히 상상도 못했던 현란한 장면들을 관객에게 실감나게 보여준다.
이런 세상에서 살다보면 사람들은 쉬 흥분하고 쉬 식는다. 조금만 가만히 있어도 금방 싫증을 내고 뭐 재미있는 것 없을까 주변을 두리번거리게 된다. 이제 현대인들에게 목가적인 장면은 졸린 것이 되었고, 들릴 듯 말 듯 느껴지는 바람소리는 하품만 나오게 하는 소리가 되었다. 아마도 이런 세상이라 가만히 책상에 앉아 책 읽는 것이 더욱 따분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나이를 먹어갈수록 조용한 게 좋아진다. 이게 정상인지는 모르겠지만 파란 하늘 밑에서 모든 것이 멈춰진 듯한 넓은 초원을 바라보는 순간이 좋고, 수평선 가까이서 넘실거리는 바다파도를 바라보는 그 상태가 가장 좋다. 쉽게 말하면 평화로운 게 좋다는 것이다.
평화란 무엇일까? 아마 요즘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전쟁하지 않는 거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쉽게 말하면 평화란 전쟁과 싸움의 반대말처럼 알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평화란 들뜸 없이 현 상태를 유지하는 고요함이 아닐까?
이 책의 저자는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서는 고요함을 간직해야 한다고 말한다. 흥분하거나 급히 움직이는 게 아니라 정적인 상황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세상의 모든 것은 다 자신이 어떻게 받아 들이냐에 따라 달라지는 데 가장 바람직한 상황은 움직이지 않는 마음상태이기 때문이다. 고요함 속에서만이 현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고, 그 안에서 평화를 느낄 수 있다. 결국 조용한 밤. 창밖에서 가끔 들려오는 행인의 목소리 외에는 들리지 않는 상태가 바로 평화인 것 같다.
저자는 책 전체에서 ‘만트람’을 무척 강조한다. 자신의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는 하나의 구호로써 이를 잘 훈련하면 어렵고 힘들 때 자신의 마음을 고요하게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저자의 만트람은 ‘바라 바라 바라’다. 오래 전에 인도의 간디가 사용하던 만트람이다. 하지만 구지 저자와 똑 같은 만트람을 사용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누구나 자신에게 어울리고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게 있을 테니 그것을 사용하면 된다.
저자는 명상을 위한 8단계 프로그램을 이야기한다. 이는 영적인 삶을 위한 방법인데, 저자가 말한 8단계 프로그램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명상하는 시간으로는 아침 일찍 일어나 30분 정도를 할애하면 가장 좋다고 한다. 다만 이 시간을 늘리지 말고, 더 하고 싶으면 밤에 또 하라고 한다.
명상과 영적 독서를 위한 공간을 따로 떼어놓으라고 한다. 특정 공간에 들어가 있으면 자연스럽게 마음속에서 명상과 결부지어질 것이기에 그 공간에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명상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명상의 자세는 등을 똑바로 받쳐주는 의자나 바닥에 앉아 가만히 눈을 감으면 된다. 바닥에 앉는 경우에는 등을 벽에 가볍게 기대주는 것도 좋다. 이유는 몸의 존재를 잊을 만큼 편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때 신경 쓸 것은 어떤 자세를 택하든 머리와 몸과 척추는 항상 일직선이 되어야 한다.
일단 눈을 감고나면 명상문을 외우기 시작한다. 물론 이 명상문은 자신이 적합한 것으로 고르면 된다. 저자는 성프란체스코의 기도를 외우라고 하는데, 나도 그것을 무척 좋아한다. 다만, 이때 주의할 것은 누군가에게 그 말을 전하고자 하는 게 아니라 바로 자신의 깊은 내면에 대고 말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바로 우리의 진정한 신성의 불꽃에 호소하는 것이다.
그리고 명상하는 동안은 연상되는 어떤 생각에도 쫓아가지 말고 명상문만 생각하도록 한다. 그게 쉽지 않다면 명상문의 낱말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며 외우다보면 집중하게 된다.
물론 명상문을 다 외웠다면 다른 것을 다시 외우던가 아니면 처음에 외웠던 것을 다시 계속해서 외우면 된다. 물론 어떤 것을 사용하든지 별 문제는 없지만 각각의 명상문은 긍정적이고 실제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명상문의 문장 자체가 자신에게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모든 것의 시작과 끝은 자기 자신이라고 한다. 특히 세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간에 그것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것은 자신이며, 고통을 이겨내는 힘도 바로 자신 속에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따라서 평화로운 삶을 살고 싶다면 외부세계를 조정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면을 고요하게 만들면 된다는 것이다.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 현대인들이 관심을 가져볼 만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