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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드러커 미공개 강의노트
윌리엄 A. 코헨 지음, 김명철 옮김 / 문학수첩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피터 드러커가 직접 쓴 책이 아니고, 피터 드러커의 제자인 윌리엄 코헨이 쓴 책이다. 자신을 가르쳐준 존경스러운 교수의 강의내용을 정리한 다음, 자신의 실천내용까지 함께 더한 책이다. 그래서인지 기존에 봤던 피터 드러커의 책보다 무척 부드럽고 재미있다. 마치 내가 강의실에 들어가 피터 드러커의 말을 듣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또 저자 역시 이 책을 쓴 이유가 피터 드러커의 강의를 듣지 못한 사람들에게 그의 강의내용을 그대로 전달하고자 했다고 한다.
이 책을 보면 몇 가지 피터 드러커가 평소 생각해 왔던 내용들을 찾아 볼 수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제너럴리스트에 대한 그의 의식이다. 그는 여러 책에서 전문가는 반드시 필요한 사람이지만 이것을 강조하다보면 전체적인 밸런스를 놓치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의 생각은 경영은 경영상의 문제를 다루는 업무지, 개발, 재무, 인사의 한 부분을 다루는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즉 경영자는 종합적인 지식과 식견이 있을 때만이 이들을 한꺼번에 파악해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그의 생각을 적절하게 표현한 말이다.
책 내용 모두 많은 도움을 주는 내용이지만 그 중에서도 몇 가지 내용이 강하게 인식되었다. 아마도 현재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부분이라 그런 것 같다.
우선 그가 말한 성공과 자신감의 단계다. 저자 역시 이 부분에서는 자신감이란 성공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라고 하면서도 과연 무엇이 먼저냐는 질문을 한다. 즉 성공하면 자신감이 생기는 것인지, 자신을 갖게 되면 성공하는지에 대한 것이다. 아마 이에 대한 해답을 누구도 하지 못할 것 같다. 이는 보는 사람에 따라, 자신의 경험에 따라 다를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 부분에 대해 조심스럽게 결론을 내린다. 즉 자신이 잘하는 부분에서 조그마한 성공을 쌓다 보면 서서히 자신감이 생기게 되고, 이는 나중에 큰 성공을 개인을 이끌게 된다는 것이다. 무척 공감이 가는 말이었다.
또 하나는 유능한 경영자에 대한 이야기다. 어느 날 피터 드러커가 사례를 적은 유인물을 수업 시간에 갖고 들어와 이를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대화를 유도했다. 그 사례에 담긴 내용은 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사람과 일반적인 경영자, 하지만 다방면에 경험을 가진 사람 중에서 누가 더 적합한 경영자인가 하는 문제였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경영자로써 더 적합하다고 대답했지만 피터 드러커는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경험과 폭 넓은 시각도 무척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부분은 앞에서 말한 것처럼 피터 드러커의 제너럴리스트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 같다. 그는 유능한 경영자가 되기 위해서는 전술적 리더가 아닌 전략적 리더가 되어야하는데, 전략적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전공분야와는 상관없는 또 다른 전문분야가 하나 더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즉 사고의 폭을 넓히고 시각의 다양화를 얻기 위해서는 다방면의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피터 드러커가 그렇듯이 말이다.
특히 이 부분에서 우리 모두가 깊이 생각해 봐야 하는 것은 전략적 리더와 전술적 리더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다. 그는 전술적 리더란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갖고, 하위계급 직원들의 관리를 주 업무로 하는 사람이지만, 전략적 리더가 되는 순간, 업무는 비전문분야에 대한 이해와 수평적인 사람들 간의 관계로 변한다고 한다. 즉 동일한 직급 임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외부 업체, 관공서 대표, 때에 따라서는 외국기업과의 협의도 필요하고, 경쟁사 경영자와의 대화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때 필요한 것은 자기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아니라 일반적인 사고방식과 폭 넓은 식견이다. 이 내용을 보는 순간 ‘나는 어떤 모습이었을까?’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다른 하나는 드러커 자신의 자기계발에 대한 이야기다. 그는 외지에서 이민 온 사람이지만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한 평생 노력한 사람으로 유명하다. 피터 드러커가 자신의 삶과 자기계발에 대해 별도로 언급한 것은 없지만 저자는 그의 삶을 돌아보며 몇 가지 주제를 찾아냈다.
즉 핵심적인 자기계발 수단으로 읽고, 쓰고, 듣고, 가르치는 일이다. 실제 피터 드러커는 대단한 독서광이면서 열심히 책을 쓴다. 자신의 머릿속에 다양한 지식을 집어넣고는 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것이다. 또한 이를 강의로 다시 설명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재정립한다. 물론 이 내용 모두가 행동보다는 사고에 대한 분야이지만, 이를 비즈니스나 경영이란 단어로 바꿔 이해해도 크게 무리 없을 것 같다. 그리고 그의 자기계발 원칙은 ‘준비하라’ ‘자신의 신념에 충실 하라’ ‘변화가 생기면 즉각 조치를 취하라’ ‘융통성을 발휘하라’ ‘확고한 목표를 세우되, 필요한 경우 전략을 수정하라’ ‘위험부담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한다.
저자가 본 피터 드러커는 거의 완벽한 스승의 모습이다. 겸손하고,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면서도 자신의 독특한 논리를 잃어버리지 않는 교수의 모습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이런 피터 드러커의 모습을 무척 존경한다. 나 역시 이런 삶을 살고 싶은 한 사람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