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반전 - 치명적 약점에서 벗어나 인생을 반전시킬 10가지 성공의 심리학
플립 플리펜 지음, 신준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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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아온 인생을 몇 개로 나눠보면 첫 번째는 형편없는 자아개념을 갖고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던 어린 시절(고등학교까지 포함), 두 번째는 ‘나도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힘차게 세상을 살아가던 시절(대학생시절부터 내 나이 30대 후반까지), 그리고 세 번째는 새로운 모습을 향해 변화를 시작한 시절(40중반부터 현재)이다.

국민학교 4학년 때, 전학 간 학교에서 반 친구들이 놀아주지 않아 항상 외톨이였다. 왜? 이유는 나도 잘 모른다. 다만, 그들에게 따돌림 받지 않으려고 가방 들어주고, 맛있는 것을 사주면서 놀아달라고 애원하던 모습이 생각난다. 그리고 당시의 상황이 나에게 무척 큰 영향을 줬다. 그리고 머리가 커진 고등학생 시절, 나는 사람과 어울리는 것이 싫어 혼자만의 세상으로 들어갔다. ‘딴따라’ 짓이다. 학교파하기가 무섭게 담배하나 물고, 소주 한 병 허리에 차고, 기타 하나들고서는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음악을 좋아한 것이 뭐가 문제겠냐만서도 이때 나는 음악가가 되고자 한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도망가려고 했었다. 하지만 지금도 그 시절을 생각하면 눈물이 글썽거린다. 무척 외로웠다.

그러나 이런 나에게도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러일으킨 사건이 있었는데, 바로 종교단체에서의 봉사활동이었다. 세상에서 도망가려고 배운 기타솜씨가 나를 남들 앞에 세워줬다. 음악을 통해 신의 사랑을 전파하고, 아픈 마음을 치유하고, 숨겨진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것이 내 임무였다. 그리고 그 일을 통해 ‘나도 세상에서 할 일이 있고, 누군가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남을 치유하기보다 내 자신을 치유한 것이다.

그리고 군대생활을 통해 내가 정리를 잘한다는 것을 알았고(포상휴가만 3번 갔다), 복학, 전공을 바꿔 대학교 재입학, 대학원 공부할 때까지 성적은 수직선으로 올라갔다. 물론 학점이 다는 아니지만 말이다. (대학 1학년 학점은 3.1에서 대학원 졸업 시 평균학점은 4.1이다). 종교단체 시절의 경험이 너무나 강렬해 당시엔 모든지 하면 된다는 확신에 불탔고, 그 힘으로 30대 후반까지 살았다.

지금도 과거를 생각하면 아찔한 게 있는데, 만약 봉사활동의 경험 없었다면, 그래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지 못했다면, 귀가 안 들리게 되었을 때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이다. 아마도 모든 것을 포기한 채 살아가지 않았을까 싶다. 신을 저주하면서 말이다.

지난 날, 좀비 같았던 나를 바꿔준 동력은 무엇일까? 아마도 그건 성공에 대한 경험과 그런 경험을 만들어 준 재능, 그리고 재능을 살릴 수 있는 주변 여건이 아니었을까 싶다. 인간의 자신감은 생각만 한다고 해서, 구호만 외친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다. 그건 도리어 망상만 키울 뿐이다. 어린 시절의 내 모습처럼 말이다. 자신감에는 성공이란 경험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당사자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나이 50이 된 요즘, 강점과 함께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다는 것을 자주 느낀다. 바로 약점이다. 어릴 때부터 나를 괴롭혔던 약점, 특히 세상을 두려워하며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던 모습,은 강점에 가려 잘 안 보이지만, 아직도 순간순간 내 강점의 가치를 반감시키고, 심할 경우에는 대인관계에도 큰 문제를 일으킨다. 

예를 들어, 뭔가를 찾고, 정리하고, 분석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관심 있는 주제가 있으면 자연스럽게 몰입한다. 그러나 이런 상태가 심해져서 급히 처리할 일 조차 미뤄버린다면 그건 이기주의자가 된다. 남의 사정은 생각지 않고 자기 할 일만하는 사람처럼 얄미운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몰입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그것이 환영받는 상황이 있고, 해서는 안 될 상황이 있다. 따라서 자신의 재능이 제대로 인정받으려면 그 안에 내재된 약점을 제거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영원히 재능이고, 강점이기만 한 것은 없다.

<위대한 반전>은 약점에 대한 몇 권 안 되는 책 중의 하나다. 이 책을 읽어보면 저자의 힘들었던 어린 시절을 알게 된다. 부모간의 관계가, 저자를 대하는 부모의 태도가 그의 자아의식을 최악의 상황으로 몰고 갔고, 그로 인해 저자는 오랜 세월 세상을 두려워하며 살았다. 그러나 어느 날 저자는 약점이 자신의 발목을 붙잡고 있음을 깨달았고, 그 후 자신을 치료하면서 그 경험을 살려 ‘약점해결사’가 되었다. 모두가 강점을 주장하는 세상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자리를 찾은 것이다.

그는 원숭이의 예를 통해 약점을 고치지 못하는 우리의 모습을 재미있게 전달한다. 호리병에 든 사탕을 꺼내려고 손을 집어넣은 원숭이가 있는데, 사탕을 한 아름 쥐고 손을 빼려니 손이 나오지 않는다. 사탕을 버려야만 손을 뺄 수 있는 상황인데도 원숭이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결론은 호리병에서 손을 못 빼 쩔쩔매는 동안 사람들에게 잡이고 만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개인적인 약점을 좀처럼 놓으려 하지 않는다. 원숭이처럼 사람들은 약점을 고치는 것을 거부함으로써 자유를 희생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며 무력해지거나 꼼짝달싹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저자에 따르면 약점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대수롭지 않은 약점으로, 부끄럼을 탄다거나, 남 앞에서 말을 조금 더듬는다거나, 아니면 겁이 많다는 것 등이다. 심하면 문제가 되겠지만 왠만하면 웃고 넘어갈 수 있는 것들이다.

두 번째는 문제가 되긴 하지만 타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약점으로, 생각은 많지만 정리를 잘 못한다거나, 숫자계산에 약하다거나, 말을 잘못하는 것 등이다. 이런 경우에는 약점을 보완해 줄 파트너를 찾으면 된다. 우리가 잘 아는 유명한, 성공한 사람들의 대부분이 이런 유형이다.

세 번째는, 이것이 심각한 것인데 세상과 사람에 대한 가치와 태도문제로, 자신만을 극도로 생각하거나, 남의 잘못된 점만 찾으려 하거나, 사람을 우습게보거나, 어떤 일이 닥치면 우선 도망부터 가는 것 등이다. 이는 당사자 자신의 인생에 악영향을 주며 그의 앞길을 가로막기도 한다. 그런 약점의 특징 하나는 자신의 강점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 것도 있다는 점이다.

몇 년 전 나는 내 강점을 찾는 과정에서 약점을 적나라하게 기술한 자료 하나를 봤다. 아래 내용은 그 자료의 일부다.

나의 강점은 객관적인 관찰력과 분석력, 핵심원리를 파고드는 집중력, 전문가 수준의 지식과 식견, 에너지를 최소화하는 전략, 감정에 흔들리지 않는 자기절제다. 그러다보니 내가 싫어하는 것은 비논리적인 것, 쓸데없이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 감정에 좌우되는 것’이었다.

반면 나의 약점은 탐욕과 인색함, 편협한 시각과 냉소적인 태도, 지적인 교만과 오만, 행동력 부족과 가상현실로의 도피, 교류를 피하는 고립적 태도이며, 내가 가진 두려움은 ‘무능해질까봐’, ‘원리도 모른 채 아는 척 하다가 들통 날까하는 것이었다.

이 내용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내 약점을 자세히 보면 대부분 강점과 깊이 관련된 것임을 알 수 있다.

많은 지식을 원하며, 특정분야를 파고들고, 절제와 효율성을 강조하는 사람이면, 지식에 자만심을 갖고, 지적으로 편향되었으며, 남을 무시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고, 자신의 생각을 강하게 주장할 확률도 높다. 또 뭔가를 탐구하는 성격이면 남들과 어울리기보다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할 것이고, 행동보다 생각하는 시간이 많을 것이다. 즉 고립적인 태도를 가질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약점은 강점의 어두운 그림자이기에 강점이 강해지면, 강점을 잘못 다루면 함께 강해진다는 점이고, 이것이 일정수준을 넘으면 그때부터 나와 상대방의 숨통을 조이는 옥쇄처럼 변한다는 것이다. 바로 저자가 말한 세 번째의 치명적인 약점이 된다.

저자는 삶에 있어 치명적인 약점 열 가지를 이야기한다. 

‘방탄조끼형’ 고집이 무척 세며, 주변에서 반대하더라도 자신의 생각대로 밀어붙인다.

‘타조형’ 다른 사람을 지나치게 의식하며, 겁이 많아 앞으로 나아가지 못 한다.

‘마시멜로형’ 인간관계를 너무 중시하다보니 남의 부탁을 잘 거절하지 못한다.

‘비판형’ 남의 실수를 잘 기억하며, 문제점 지적을 삶의 목적처럼 생각한다.

‘좀비형’ 열의나 의욕이 없고, 비전 같은 것이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불도저형’ 지나치게 주변 사람을 지배하려는 성격으로 멈출 줄을 모른다.

‘거북이형’ 변화를 거부하며 현재의 상태를 어떻게든지 유지하려 한다.

‘화산형’ 공격적이며 참을성이 없어 화를 무척 잘 낸다.

‘충동형’ 자신에 대한 통제력이 약하고 감정적으로 행동한다.

자! 위의 약점 중에서 당신에게 해당되는 것은 무엇인가? 저자는 사람은 누구나 약점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아마도 ‘아! 내 약점이 저거구나’ 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나를 포함해서). 위에 나온 열 가지의 약점은 개인성격(또는 강점)에 내재된 것들이라 당사자에게는 무척 자연스러운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더더욱 ‘치명적인 약점’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예를 들어 남을 심하게 비판하는 사람에게 그것이 당신의 약점이라고 말해봐라. 아마도 그는 “저는 비판하는 게 아니라 문제점을 이야기하는 거예요. 문제 생길 게 뻔한 데 지금 고쳐야죠. 그걸 알려준 저에게 감사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예전에 내가 이랬다)”라고 답할 것이다. 그럼 ‘방탄조끼형’에게 동일한 질문을 하면 그 역시 “내 생각은 오랜 경험을 통해 얻어낸 거예요. 저를 설득시키려면 증거를 대세요. 그저 안 된다고만 하지 말고.(이것도 내 모습이었다)”라고 답할 것이다.

비록 지금은 웃으면서 약점을 이야기하지만 나도 이를 깨닫고 고치고자 마음먹게 될 때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이런 것들을 약점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내 생각에)잘 알지도 못하면서 떠드는 사람에게 한 마디 한 게 무슨 잘못이고, 내가 힘들게 얻을 것을 남에게 공짜로 주기 싫다는 게 무슨 문제인가. 게다가 할 일도 많아 죽겠는데 쓸데없는 이야기나 하러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됐다. 당신은 이해되는가? 그렇다면 나보다 훨씬 성숙한 사람이다.

그러나 이런 것들이 잘못된 생각이고, 내 강점을 갈아먹는 벌레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로 인해 내가 당연히 받아야 할 것을 못 받는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내 모습은 급격히 변화하기 시작했다. 뭐라고 할까? 움츠렸던 스프링이 뛰어나가는 것 같다고 할까. 뭐 그런 느낌이었다. 약점 때문에 자신이 당연히 받아야 할 보상을 받지 못한다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인간관계 자체를 손상시키고 만다면 너무 억울한 일 아니겠는가. 그것도 자신의 의도와는 달리 말이다.

이 책은 오랜 시간동안 ‘약점’과 함께 살아온 저자의 경험담이자, 저자와 함께 약점을 고친 많은 사람들의 임상 치험례다. 그래서인지 책 내용이 무척 구체적이고, 누가 봐도 약점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실감할 수 있다. 약점 있는 사람의 행동, 그런 행동의 결과, 약점을 찾기 위한 체크리스트, 약점제거방법 등이 잘 정리되어 있다. 

사람은 누구나 다 약점이 있다. 그리고 그 약점은 때때로 자신의 성장을 가로막기도 한다. 문제는 약점을 고치기 위해서는 스스로 깨닫고 이를 고치겠다고 마음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이 책을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비록 300페이지 정도의 책에 불과하지만, 만약 당신이 이 책을 통해 약점을 고칠 수만 있다면, 당신은 책 한권을 읽은 것이 아니라, 성공으로 나갈 수 있는 소중한 열쇠를 얻은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골프레슨코치가 자신에게 했던 말을 우리에게 전한다. 약점을 고치려면 이렇게 하라는 것이다.

“플립(저자 이름), 모든 것을 단 한 번에 교정할 수는 없어요. 한 번에 할 수 있는 일은 정해져 있어요. 당신이 명심해야 할 것은 어떤 변화가 가장 커다란 결과를 가져다줄 수 있는가 하는 겁니다. 당신에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에 우선적으로 노력을 집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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