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첼의 커피 - 나누고 베풀고 거부(巨富)되는 신기한 이야기 레이첼의 커피 1
밥 버그.존 데이비드 만 지음, 안진환 옮김 / 코리아닷컴(Korea.com) / 200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예전에만 해도 저축을 강조했다. 무엇이든지 들어온 것을 내 보내지 않고, 모으면 부자 된다는 말이다. 실제로 자신이 번 것보다 더 쓴다면 남는 것은 빚밖에 더 있겠는가. 하지만 남에게 주는 만큼, 아니 주는 것 이상 더 생기는 게 있다. 바로 마음이다. 물론 이것도 자신의 일을 못할 정도로 남에게만 신경 쓰면 안 되지만 말이다.

이 책의 이야기는 한 젊은이가 자신의 문제(책임진 계약건수와 금액 달성)를 해결하기 위해누군가, 돈 많은 갑부나 유명한 사람,의 힘을 빌리려하는 데에서 시작한다. 그는 자신과 같은 사무실을 쓰는, 어떻게 보면 조금 헐렁해 보이는 사람에게 유명한 사람을 소개해 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소개받은 갑부를 찾아간 주인공 조. 그를 맞이한 핀다라는 갑부는 그에게 성공의 비결을 전수한다. 갑부는 조가 같고 있는 솔직함에 마음이 끌린 것 같다. 그리고 조를 만난 갑부는 여러 사람을 소개시켜주며 단 한 개의 명제를 그에게 전달한다. 그것은 ‘준다’이다.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의 주인공 표정과 태도는 무척 재미있다. 마치 과거의 내 모습을 보는 듯했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볼 때 치열하게 경쟁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자신이 가진 것을 아무런 대가없이 남에게 준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며, 그렇게 하면 성공한다는 말을 믿는 것 자체가 조금 비정상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 준다고 해도 최소한 내가 준만큼은 받아야 더하기 빼기에서 본전이 되지 않겠는가. 이런 생각은 수전노 같은 생각도 아니며, 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가치다. 하지만 그것이 돈 문제가 아닌 마음과 정보, 지식의 문제라면 더하기 뻬기가 그리 쉽지 않으며, 또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실상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자주 경험하는 것은, 물론 돈을 주고받는 경우도 많지만, 정확한 수치계산이 어려운 비 정량적인 것의 교환이다. 관심을 주고, 사랑을 주고, 정보를 주고, 마음을 주는 이런 것들이다. 그러나 판단하기 어려운 것들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무엇인가를 주었기에 그만큼, 아니 가능하면 그 이상을 받으려 한다. 아마 인간관계는 여기에서부터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 내가 준 것이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도 모른 채 많은 것을 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과거 나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약간의 잔머리를 골렸다. 즉 주는 것은 좋다. 그것을 통해 내 자신도 만족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도움을 통해 측정 가능한 결과가 생겼다면 그것은 나눠가져야 하지 않겠는가 뭐 이런 생각이었다. 그러다보니 상대방이 무엇인가를 요청하면 그것의 결과를 따져보게 되었다. 나의 도움이 상대방의 일에 구체적인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해서 말이다. 그리고 ‘그렇다’고 판단이 서면 그 때부터 대가를 원했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계산법 자체도 얄팍한 것이라고 한다. 주려면 그냥 주라는 것이다. 그것이 무엇이 되어 내가 다시 돌아올 지는 계산하지 말고.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은 ‘진실성의 법칙’ 부분이었다. 특히 이 절에 나온 부동산거래로 성공한 여성의 이야기였다. 그녀의 말을 요약해 보면 이렇다. 상대방에게 가치를 주면 성공한다. 가치를 많이 주면 줄수록 성공한다. 그러나 가진 게 아무 것도 없는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자신도 예전에 이런 질문을 자주 했지만 가장 큰 가치는 바로 자신을 있는 그대로 상대방에게 주는 것이다. 즉 진실한 친구가 되어주는 것으로, 거의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다 라는 말이었다. 뭔가 내가 가진 것을 주기 위해서는 일단 내가 많은 것을 가져야한다는 일반적인 사고를 뛰어넘는 말이었다.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지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자기 자신을 상대방에게 준다는 말은 정말 공감 가는 이야기였다. 사실 내 자신을 되돌아봐도 항상 그런 사람을 찾고 있고, 또 동시에 원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항상 자기 자신은 꽁꽁 감춘 채, 겉으로 보이는 것만을 주려고 한다. 내 약점을 상대방이 알아서 좋을 게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마 자신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 사람들이 바로 이런 경우 아닐까 싶다. 그러나 상대방에게 먼저 자신을 보여주지 않으면 누구도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 놓지 않는다. 바로 여기서부터 우리의 계산법이 잘못 된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내 자신을 되돌아보게 한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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