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션 - 고단한 삶을 자유롭게 하는
조신영 지음 / 비전과리더십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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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을 듣던, 무슨 일을 하든지 간에 바로 반응을 하는 사람이 있다. 짜증이 나면 짜증나는 대로, 화가 나면 화나는 대로 상대와 상황을 가리지 않고 그대로 표현한다. 물론 감정이란 것을 마음속에 쌓아두면 병이 되기에 이런 자세가 반드시 문제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상대방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자신의 감정만을 있는 그대로 발산해 버리면 그것도 큰 문제다.

이 책의 주인공이 바로 이런 사람이다. 세상 모든 것이 자신을 괴롭힌다고 생각하며 항상 불만 속에서 살아간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행동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느끼지 못한다. 자신의 행동은 스스로 원해서가 아니라 세상이 그렇게 하도록 만든 것이고, 따라서 자신은 희생양이라 생각할 뿐이다. 어찌 보면 우리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한 인간의 유형 같다. 물론 나를 포함해서다.

어느 날 주인공은 자신도 모르고 있던 할아버지의 존재를 알게 된다. 그리고 그의 유산을 상속받기 위해 배다른 형제와 함께 할아버지가 낸 숫제를 풀기 위해 뛰어다니게 된다. 그는  이런 과정 속에서 뭔가를 깨닫는다. 할아버지 회사에서 만든 S스폰지라는 제품을 통해서이다. 그 스폰지는 인간의 육체가 무엇이든지 항상 접해야만 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인간의 육체를 가장 쾌적한 상태로 만들어 주는 스폰지다.

인간은 항상 누군가와 함께 살아간다. 자기 혼자 세상을 살아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물론 혼자라고해서 못 사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그렇게 훈련받았고, 또 혼자서 살아가기에는 너무 약하다. 그러나 이것이 인간의 운명인지는 몰라도 함께 살아간다는 것으로 인해 항상 누구에겐가 상처를 받고, 어려움을 당한다.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슴아파한다.

이 책은 바로 이런 우리들의 상황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려고 했다. 모든 자극은 자극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여 반응하는 마음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개인의 슬픔이 모든 이의 슬픔이 아니고, 기쁨 또한 모든 사람의 기쁨이 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기쁨으로, 또 슬픔으로 반응하는 사람의 마음이다. 여기서 주인공의 할아버지가 개발한 스폰지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외부의 충격을 흡수하여 이를 부드럽게 인간에게 전해주는 하나의 전달체로서 말이다.

나는 이 책을 보면서 인간의 마음에도 육체의 불편함을 해소시켜줄 수 있는 스폰지라는 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봤다. 외부에서 아무리 강한 압력이 다가와도 이를 한 차례 걸러 부드럽게 우리에게 전달할 도구 말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 마음에는 그런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없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것을 갖고 있다는 것 자체를 깨닫지 못하고, 설사 알았다 해도 그것을 키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무언가 외부에서 강한 자극이 와 우리 스스로 견딜 수없는 상황까지 갔을 때 비로소 자라기 시작한다. 즉 고통이 강해야 스스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마음의 스폰지를 키우는 것이다.

저자는 스폰지, 즉 마음의 쿠션은 우리에게 자유(Liberty)를 준다고 한다. 외부의 자극에 초연한 자세, 일어나는 일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여유, 제 3자의 입장에서 나의 생각과 감정을 바라볼 수 있는 유연함이 바로 자유이기 때문이다.

나는 어느 정도의 쿠션을 갖고 있을까? 누군가 나에게 자극을 줬을 때 그것을 얼마나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까? 나 또한 주인공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을 느낀다. 머리로는 저자가 말한 쿠션의 중요성을 인정하지만 그것을 키운다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쿠션을 한번 만들어 봐야겠다. 누구를 위해서라기보다 내 자신의 진정한 자유를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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