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끝까지 읽지 못한 비즈니스 명저 8
시부이 마호 지음, 황혜숙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이 책에 나온 8권의 도서는 제목만 봐도 왠만한 사람은 어디선가 한번쯤 들어본 책들이다. 그것도 대단히 유명한 책이고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말이다. 그러나 저자 말대로 책 내용이 어려워서인지, 아니면 시간이 없어서인지 이 책들을 끝까지 읽어본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전문적인 분야의, 전문가적인 시각을 담은 전문적인 책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 담겨진 책들을 한 번 보자. 미래사회를 예상해 보는 <Next Society>, 기업 경영의 성공 바이블같은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경쟁을 탈피해 독자적인 시장을 창출하라는 <블루오션>, 제약을 넘는 새로운 시각을 전달하는 <The Goal>, 인간의 행동은 경제학적이지 않다는 것을 주장하는 <행동경제학>, 웹2.0의 위력과 이에 따른 시장변화를 설명한 <웹 진화론>, 시장은 부자들만의 곳이 아니라는 <저소득층 시장을 공략하라>, 그리고 부를 얻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꼭 봐야 할 <부의 미래>다. 여기 나온 책 중에서 <웹 진화론>과 <저소득층 시장을 공략하라>를 제외한 나머지 책을 읽어봤는데, 저자가 비즈니스명저라고 소개한 것에 대해 일말의 거부감도 없는 책들이다.
하지만 <비즈니스명저8>를 읽으면서 내가 이곳에 소개된 책들을 읽었다고는 하지만 과연 제대로 이해했는지 의구심을 갖게 되었다. 대부분의 책이 빡빡한 글자로 300페이지 이상 되는 것들인데 이토록 간단명료하게, 그것도 3페이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냐는 의문이었다. 하지만 내 기억을 더듬어 원본책의 내용과 이곳에 정리된 내용을 비교해 보니 책 전체의 흐름을 더 분명하게 정리했으면 했지 중요한 내용이 생략되었거나 빠진 내용은 없었다. 그만큼 쉽게 간단하지만 책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여 누가 봐도 저자가 하고 싶었던 말을 분명히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해 놨다.
<블루오션>의 예를 들어보자. 원본 책을 펼치면 서커스단 이야기가 나오고, 그 다음부터 레드오션의 한계와 블루오션의 필요성, 그리고 가치혁신에 대한 이야기가 순서대로 나온다. 그리고 내가 처음 블루오션 책을 봤을 때는 이 책의 후반부내용, 즉 프레임워크와 분석 툴, 그리고 비 고객을 대상으로 시작하라는 말이 앞에서 말한 가치혁신 내용과 하나의 개념 속에서 움직이는 것 인줄은 몰랐다. 그저 “와. 대단하네. 어떻게 이런 내용을 구성할 수 있지”하는 감탄사 속에서 서로 분리된 내용들만을 이해했을 뿐이다.
그러나 <비즈니스명저8>을 읽어보면 이 모든 것이 따로 움직이는 논리가 아니라 하나의 개념, 즉 가치혁신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일관된 도구들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본 책의 순서와 상관없이 저자 스스로가 자신이 이해한 내용을 이해한대로, 아주 자연스럽게 설명해 놨기 때문이다.
이런 내용 정리는 기존의 책 요약본과는 분명히 다르다. 요약본을 잘 보진 않지만 그것은 원래 책에 나온 내용을 순서대로 정리한 것이라 본 책을 이해할 수 없으면 요약본을 읽어도 이해하기 어렵다. 게다가 책을 쓴 저자 역시 책에 나오는 개념을 자기가 아는 대로 정리해 놓았기 때문에 책의 순서자체가 어떤 때는 독자로 하여금 책 내용을 이해하는 데 방해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요약본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함이 없이 책 내용 자체에 충실하다보니 원본이 가진 문제를 그대로 독자들에게 전해주고 만다.
나는 이 책을 보며 최소한 독서경영이나 경영, 마케팅에 대한 강의를 한다면 이 책의 저자처럼 책 한권을 여러 번 읽고, 그것을 이해하고, 다시 재해석해서 강의를 듣는 사람이 단 몇 페이지의 분량으로 내용 전체의 흐름과 주요용어, 그리고 이슈를 찾아내게 만들어야 한다고 믿게 되었다.
단순하고 쉬운 표현이라고 해서 모두 쉬운 것은 아니다. 도리어 어려운 것을 쉽게, 복잡한 것을 간단하게 정리할 수 있다는 것도 놀라운 능력이다. 마치 우리가 TV를 사용할 때 그 안에 있는 복잡한 회로는 모르더라도 몇 개 안되는 스윗치로 간단히 사용하는 것처럼 말이다.
나는 앞으로, 책 내용의 좋고 나쁨을 떠나, 책에 대한 강의를 하거나, 저술하고자 할 때 이 책을 기준으로 삼고자 한다. 단 몇 페이지의 분량으로 300~400페이지의 내용을 수강생에게 전달할 수 있는 정도로 정리할 수 있는 철저한 준비와 자세다.